특별한 열아홉, 그들만의 홀로서기
■ 보육원 퇴소 청소년들의 홀로서기
“아르바이트하면서 다툼이 생길 때는 ‘고아새끼 주제에..’ 이런 말도 자주 듣고요.
나 말고도 우리 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도 이런 편견이 있겠지
그런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고아출신..“
2014년 퇴소, 노완준(22세)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법으로 정해놓은 나이에 맞춰 어른이 되어야만 하는
아이들이 있다. 바로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헤어져 아동복지시설에서 살아온
아이들이다. 시설에서 보호받는 아이들은 3만 2천여 명. 이중 매년 2천 백여 명의
아이들이 만18세가 되면 시설에서 나와 강제로 독립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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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만18세는 민법상으로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매매계약서를 혼자 쓸 수도,
신용카드를 만들 수도 없는 나이. 시설에서 퇴소한 청소년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공부에 소홀해지겠죠.
그러면 결국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할 거고 좋은 직장을 갖지 못하겠죠.
그런데 아르바이트를 안 한다고 한다면..
한 달에 집세 내고, 세금 내고, 식비 내고 하면 부족할 텐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올해 퇴소, 김정우(가명, 20세)>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46F8D4F55F9185807)
■ 삶의 끝자락으로 내몰리는 아이들
올 해 19살인 정호(가명)는 한 번의 실수로 보호관찰을 받고 있다.
올해 초 자립을 준비하면서 자취를 시작했지만, 홀로서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범죄까지 저지르게 된 것이다. 지금은 청소년 쉼터에서 지내며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정호(가명).
다시 멋지게 독립할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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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일에 쉽게 빠져든다고 했을 때
근본적으로 왜 유혹에 잘 빠지느냐를 이해해야 합니다.
이 친구들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는 노력과 더불어
너에게 앞으로 많은 시간이 있다는 메시지를 함께 줘야 합니다.“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
제작진은 범죄에 빠지게 된 자립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불안한 하루하루에 힘겨워하는 청소년들은 쉽게 범죄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퇴소 청년 대부분이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유일하게 기댈 곳은 자립 전담 선생님이지만 현재의 복지 인력으로 퇴소 아동을
모두 관리하는 것은 어려운 현실이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31B224755F918740E)
■ 아이들을 위협하는 빈곤의 굴레
“보육원에는 아이들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나가면 혼자 살아야 하는 거고
외롭고 나가서는 뭐든 스스로 해야 하니까 답답할 것 같아요.“
퇴소를 앞둔 고3, 이하늘(가명, 19세)
보육원에서 살고 있는 하늘(가명)이는 내년 2월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홀로서기를
해야만 한다. 하늘(가명)이에게는 퇴소 후 받는 평균 382만 원의 자립정착금이 전부.
이 돈만으로는 자립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늘(가명)이의 가장 큰 걱정은 주거문제.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아동복지시설 퇴소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주택 보증금과 월세다.
이렇게 퇴소 아동들은 자립과 동시에 당장 살 집을 고민해야 하는 실정이다.
“주거문제가 가장 크죠.
주거만 어떻게든 해결이 되면 아이들이 생활고는 극복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주거비 때문에 돈도 모이지 않고 생활고를 극복할 수 없는 것이 반복되는 것이죠.“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
멋진 배우를 꿈꾸는 하늘(가명)이. 하지만 취업을 위해 회계 공부를 하고 있다.
지금은 생계가 먼저기 때문이다. 꿈보다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아이들.
이제 막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는 아이들에게 닥친 현실의 벽은 높기만하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25E4B4F55F9188317)
■ 보호아동을 위한 자립 지원방안은 어디에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립을 도와주는 것인데
지자체장이 어떤 생각과 철학을 가지고 아이들을 지원하느냐에 따라서
지원액이 달라지다보니까...“
<한국아동복지협회>
보호아동들의 자립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상황.
자립정착금은 퇴소하는 모든 아이들이 보장받는 유일한 지원금이다.
하지만 최대 500만 원에서 최소 100만 원까지 지역별로 그 격차가 크다.
지난 2008년 국회에서도 퇴소아동 보호기간 연장을 보장하는
아동복지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현재 임기가 만료되어 폐기 된 상황.
아이들의 홀로서기를 도와줄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일까.
“다시 태어나면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평범하게.. 부잣집 딸도 아닌 그냥 평범한 가정에서 살고 싶어요...“
2012년 퇴소, 김아름(24세)
이번 주 <추적60분>에서는 우리나라의 자립청소년과 보육원 퇴소를 앞둔 청소년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2015.9.16 밤11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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