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시작된 새로운 부자 운동, 협동조합”
인류의 오랜 역사가 만들어 냈고 그들의 욕망이 키워낸 산물, 부자. 누구나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높이 쌓기를 갈망한다. 그러나 세상의 한 편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부자를 추구하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한 부자들이 조합을 이루고 도시를 가득 채웠다.
그들의 가치는 바로 협동. 강원도 원주. 협동의 부자들이 터를 일구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실현하고 있는 곳이다. 32만 인구 중 무려 11%가 협동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그야말로 협동의 도시다.
“사람 낚는 어부, 협동의 시작은 사람이다.”
협동 운동의 기본 가치는 사람에서 출발한다. 여기, 도시에 생명의 씨앗을 뿌린 두 신화적인 인물이 있다. 교육자이자 사회운동가인 무위당 장일순과 천주교 원주교구 초대 교구장 지학순 주교가 바로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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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그들은 원주를 살리기 위해 뜻을 모으고 그들과 생명 살리는 운동을 함께 할 운동가들을 세운다. 현 무위당 만인회 회장인 이경국 선생과 현 무위당 만인회 고문인 김영주 선생. 그들 역시 사람 살리는 운동에 평생을 바친 이들이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들은 소유를 같이 해야 했다. 이름하여 신용협동조합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그렇게 1966년 원주 신용협동조합이 창립됐다. 몇 년 뒤인 1972년 신용협동조합법이 제정되면서 신협 운동이 가속화 되었고 같은 해 밝음 신협이 창립됐다.
사실 이러한 신용협동조합 운동은 부산에서 시작됐다. 미국에서 건너온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 한국 전쟁으로 피폐해진 부산 지역에 함께 잘 사는 운동이 필요함을 직감했다. 경제적으로 파산된 무기력한 도시에 협동의 씨앗이 내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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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도 교육, 둘째도 교육, 셋째도 교육.”
가브리엘라 수녀가 교육 제일주의를 외쳤던 이유가 있다. 모두가 함께 잘 살기 위해서는 함께여야만 하는 이유를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협동을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협동조합운동이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생명을 나누고 필요를 채운다.”
1970년대 강원도는 탄광의 도시라 불렸다. 그 중에서도 태백은 대표적인 탄광 도시로 당시 모여든 광산노동자들로 인해 인구가 12만에 이르기도 했다.
광부들의 삶은 피폐했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갱도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이름도 없이 사라졌다.
사채와 일수. 가난한 탄광지역 사람들은 당장 생계를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급했다. 농촌 지역도 다르지 않았다. 농사짓는 이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소. 소를 갖지 못한 빈농들이 넘쳐나던 시기가 바로 1970년이다.
농촌과 탄광 지역에 협동조합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73년. 장일순, 지학순의 명을 받은 운동가들이 보따리 들고 협동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의 생명이 그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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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는 새끼 송아지를 나눠주는 한우 지원 사업을, 탄광촌에서는 비싼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물품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기초를 닦은 것은 신용협동조합이었다. 신용협동조합으로 시작돼 그것이 서민의 생활조건을 향상시키는 생활 협동조합으로까지 확대되었던 것이다.
1997년 원주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IMF 외환위기는 사람을 가리지 않았다. 인출사태가 터지며 은행도 타격을 입었다. 위기를 맞은 신용협동조합을 쓰러지지 않도록 지탱해 준 것은 다름 아닌 시장 상인들이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끈끈한 유대로 조합이 무너지지 않도록 함께해준 것이다.
협동의 비밀은 바로 신뢰. 그래서 협동의 부자들을 믿음의 부자들이라고도 말한다. 협동의 힘을 아는 사람들. 그들이 이제는 먹을거리를 통한 본격적인 생명운동에 나섰다. 1980년대 본격적으로 시작된 유기농 농・식품 직거래 운동은 도시 소비자들과 생산자들을 신뢰의 끈으로 연결 짓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모든 생명을 귀히 여기는 생명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위기를 이겨낸 원주, 협동의 협동을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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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원주는 어떤 모습일까. 협동조합의 도시 원주는 이미 협동의 협동을 이루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협동조합이 모여 네트워크를 형성했고 그들을 하나로 모아주는 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가 일종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의료, 교육, 복지, 금융까지 협동조합은 삶의 곳곳에 닿아 있었다.
msep 협동의 비밀은 바로 신뢰다. 그래서 협동의 부자들을 믿음의 부자들이라고도 말한다.
원주의 50년 부자 되기 운동을 엿본다.
9월 17일 목요일 밤 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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