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철마다 야생의 먹거리가 넘쳐나는 풍요의 산이다. 해발 600미터에 자리잡은 외딴 집. 그곳에 163번째 자연인 조대감(59)씨가 산다.
낯선 나그네의 방문에 분위기가 경직된다. 지난 17년 간 누구와도 만나지 않고 살아온 터라 사람 대하는 것에 서툰 것이리라. 그 오랜 세월 동안 세상과의 소통을 끊고, 그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이곳에는 제대로 된 텃밭 하나 없다. 자연적으로 나는 먹거리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맘 때에 지천인 밤과 도토리, 집 주변에 나는 각종 나물들, 더덕, 송이를 비롯한 진귀한 버섯들. 본인이 먹고 짐승들과 나누기에도 충분하단다. 고기를 구할 수 없으니 필요한 단백질은 벌의 애벌레와 과일이나 밤을 먹고 자라는 벌레에서 얻는다.
월동 준비에는 종가 며느리 못지 않은 그의 살림 솜씨가 더해진다. 가을에 수확한 것으로 다양한 효소와 장아찌, 장과 말랭이를 만들어서 발효 방법에 따라 지붕 위, 땅 속, 바람 지나가는 그늘에 보관하니, 돈 들이지 않고 사철 별미를 맛보며 산다.
풍요로움에서 나온 여유일까! 친근해진 승윤한테 장난과 농담을 건네는 그의 유쾌함에 모두가 즐겁다. 그런데, 노래 한 자락 흥겹게 부르던 그가 갑자기 서러운 울음을 터트린다. 무슨 일일까? "왜?" 라는 물음에 그저 "그런 게 있어..." 라고 한 마디로 끝내는 그가 궁금하다.
그는 젊은 시절 노래하던 사람이었다. 잘 나가던 것은 아니었던 터라 생활은 어려웠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행복한 시절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위기가 찾아왔다. 곧 죽을 것만 같은 극심한 통증!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원인을 알아낼 수 있는 곳은 없었단다. 그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마흔 두 살, 그대로 죽을 수 없어서 산을 택했고, 산으로 왔기 때문에 살아있는 것이라 말하는 자연인. 조대감 씨의 이야기는 오는 10월 21일 9시 5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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