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2580 958회 방송예고>
지난 광복절 연휴.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643634655EC15CC24)
인터넷을 검색하던 한 워터파크 직원이 수상한 동영상을 발견했습니다.
워터파크 내부의 여성 탈의실과 샤워실이 찍힌 몰래카메라 영상이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136074155EC15DA1D)
[워터파크 관계자]
"동영상에 사람들 얼굴이 다 나오고 노출이 굉장히 심한 영상이더라고요.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을 했고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워터파크 측은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영상이 확산되는 걸 막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동영상은 이미 음란사이트와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널리 퍼져 나간 뒤였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252CA3E55EC15E70D)
[영상 본 남성 (전화)]
"제가 그날 받은 것만 해도 7-8군데에서 받은 것 같아요. 남자들이 볼 수 없는
장소이고 하다 보니까 호기심도 생기고."
수사 착수 열흘 뒤, 범인 두 사람이 경찰에 차례로 붙잡혔습니다.
28살 여성 최 모 씨는 직접 몰카를 들고 워터파크에 들어가 여성들을 촬영했고 33살 남성 강 모 씨는
최 씨에게 돈을 주고 영상을 촬영하도록 지시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741114455EC15F93F)
전국 유명 물놀이 시설 4곳에서 촬영한 영상은 185분 분량, 은밀한 모습이
노출된 여성은 200여 명에 달합니다.
[강 OO / 피의자]
"피해자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립니다“
대형 워터파크의 샤워실과 탈의실.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많은 여성들의 신체가 촬영돼 유포까지 된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같은 범행이 가능했을까요?
2년 전 스마트폰 채팅을 통해 알게 된 두 사람.
지난해 여름 강 씨는 최 씨에게 범행을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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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 팀장 / 용인동부 경찰서]
"여성이 카메라를 받아서 촬영을 해오면 남성이 받고 영상을 확인하고, 돈을 매번
30에서 50만 원 주는 것으로 해서 4번에 걸쳐서 약 200만 원 정도를 넘겨준 걸로..."
이들이 사용한 건 스마트폰 모양의 대만제 몰카.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74E804455EC162132)
렌즈가 앞쪽을 향해 있어 스마트폰을 끼워 다른 작업을 하는 척하면 피해자는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기 어렵습니다.
[몰카 판매업자(전화)]
"휴대폰을 그냥 눕혀서 들고 있다 보니 전혀 생각을 못하는 거죠, 찍는다는 것을.
젊은층한테 많이 팔렸고 인기 있던 제품이고요."
최 씨는 탈의실과 샤워실 여기저기를 다니며 무차별적으로 촬영했고
한 여성을 계속 쫓아다니며 찍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촬영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접근해 태연하게 말을 걸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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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OO / 피의자]
"저기요. 이거 락커 룸 공짜에요? 아 돈 내야 돼요?"
경찰은 돈을 주고 영상을 찍게 한강 씨가 직접 유포하거나 성인사이트에
판매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 씨는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는 부인하고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4716D3F55EC16430F)
[김효성 팀장 / 용인동부 경찰서]
"본인은 정말 단순 소장용으로 찍기 위해서 지시했다고 하고요. 그렇게 받은 영상을 외장하드에만
보관하고 있다가 그 외장하드를 잃어버렸는데 그게 어떻게 유포됐는지는 모르겠다고..."
2580은 이런 몰카 동영상이 어떻게 유포되는지 성인사이트 관계자에게 접촉해 봤습니다.
[성인사이트 관계자(전화)]
"그 안에 내용물, 어떤 걸 찍었느냐에 따라서 (가격이) 다른 거고요. 이번 거 같은 경우에는
180분이라는 시간에 온갖 화면이 다 들어 있을 거예요. 그 남성은 성인사이트에
800이나 1천만 원 정도를 받고 판매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남성들의 엿보기 심리를 악용한 돈벌이.
일반인이 등장하는 몰카 동영상이 성인사이트에 큰 미끼 효과를 낳는 상품이라는 겁니다.
[성인사이트 관계자]
"항상 리얼한 걸 원하기도 하고 사실적인 걸 원하는데, 몰래카메라 같은 경우는 하루 만에도 회원 수라든지
조회 수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나는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몰래카메라로 찍어온 걸 구입하기도 하고..."
여성만의 공간이라고 믿었던 샤워실과 탈의실조차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자신도 언제,
어디서 몰카 범죄의 희생양이 될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유하나]
"찍혔다는 것보다 찍혔다는 것 자체도 모르고 어디선가 퍼진다는 게 제일 무서웠던 것 같아요."
[여수연]
"한국에서는 여자가 어느 곳에서든 안전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25일 서울 강남의 한 피트니스클럽.
몰카 탐지 업체 직원들이 여자 탈의실 곳곳을 꼼꼼히 확인합니다.
사물함 틈새와 시계까지 몰카가 설치될만한 곳은 모두 점검 대상입니다.
[소향탁 / 피트니스클럽 대표]
"워터파크 사건도 있었고요. 회원들도 많이 불안해하시니까 저희가 이제 미리 나서서
한번 점검 차원에서 혹시라도 모르니까..."
몰카가 쓰는 주파수를 잡아내 영상이나 음성을 확인하는 억대의 장비도 동원됐습니다.
워터파크 사건 이후 이런 전문 탐지 업체를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박경도 본부장 / 몰카 탐지 전문 업체]
"2-30% 정도는 문의가 급증했습니다. 일반인들도 지금 여자 혼자 사는 집이라든지
그런 데서 문의전화가 많이 들어오고 있고요."
하지만 이번 워터파크 몰카처럼 일상 소품들과 유사한 장비를 가져와 촬영하는 것을 막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 웜업 이사 / 몰카 탐지 전문 업체]
"창과 방패인데요. 누군가 마음먹고 뭔가를 하려고 하면 누구든지 그 피해에서 벗어날 수 없고
또는 안전지대는 없다는 겁니다."
몰카의 표적이 됐던 워터파크들은 예방활동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제복을 입은 보안요원들이 탈의실 등 워터파크 내부를 꼼꼼히 순찰하고 있습니다.
몰카를 촬영하면 엄중처벌 받는다는 안내문을 곳곳에 내걸고 수시로 방송도 내보냅니다.
[워터파크 관계자]
"저희들이 손님들 소지품을 다 검사한다거나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고요. 저희들은 도움이 될만한 장비나 시스템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고요."
여성 손님들은 분노와 불안을 감추지 않습니다.
[워터파크 방문객]
"다른 사람들이 이게 누구다, 이게 누구 몸이다 이렇게 해서 제 몸인 걸 아는 건 아니지만
기분이 나쁘니까 뭔가 찝찝하죠."
지금도 인터넷에는 언제 어디서 누가 찍었는지 확인조차 할 수 없는 몰카 영상이 많이 유포돼 있습니다.
학교와 지하철, 화장실, 아파트 등 일상적인 공간 어디에도 은밀한 시선이 숨어있을 수 있습니다.
2580은 전문가와 함께 몇몇 영상을 분석해봤습니다.
여자화장실 내부를 위에서 내려다본 몰카.
[장성철 / 보안 장비 전문가]
"천장에 붙여서, 카메라가 이제 여기 있는 거죠. 딱 보니까 이 장비를 설치해놓고 촬영한 거죠."
진짜 화재경보기와 구분이 불가능한 촬영장비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화장실 바닥 쪽에서 찍은 영상은 누군가 소형 카메라를 위장한 뒤 휴지통 등에
숨겨서 촬영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는 주민.
현관 위쪽에 절도범이 몰래 설치한 화재경보기형 몰래카메라에 촬영된 모습입니다.
49살 김 모 씨는 이렇게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주민이 외출한 뒤 집안으로 들어가
5천여만 원어치의 금품을 훔쳤습니다.
매일 드나드는 집 앞에 달린 몰카를 주민들은 전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절도 피해자]
"전혀 몰랐어요. 그냥 평상시랑 똑같았기 때문에. 너무 황당했고요. 생각도 못했던 거잖아요."
병원 간호사 탈의실에서 촬영된 영상.
사물함 위에 놓인 여러 물품 사이에 카메라를 숨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장성철 / 보안 장비 전문가]
"이런 틈새, 막 이 물건 저 물건 잡동사니가 있는 데는 집중적으로 이런 데다가 올려놓는 거죠.
이런 박스 같은 데도 조그마한 바늘구멍만 하게 뚫어서 넣어 놓으면 촬영이 되니까요."
작아 보여도 동작이나 음성 감지 센서가 내장돼 있어 한번 설치하면 장시간 촬영이 가능합니다.
[장성철 / 보안 장비 전문가]
"소리를 감지해서 자동 촬영을 하고 아무런 소리가 없으면 이제 자기가 혼자 작동을 멈추는 동작감지 소리 감지기능이 있는 장비들이에요. 오늘 저녁에 설치해놨다가 뭐 내일, 모레 찾아가도 그동안 움직인 영상이 있다면 다 촬영돼 있는..."
전남 고흥의 한 마트.
반바지를 입은 남성이 여성 3명의 뒤를 쫓아갑니다.
반바지를 입은 여성을 향해 스마트폰을 들이대고, 물건을 보는 척하며 앉아 다리를 촬영합니다.
아기와 함께 온 다른 여성에게도 접근하더니 역시 갑자기 앉으며 치마 아래로 스마트폰을 넣습니다.
[하대영 경위 / 전남 고흥경찰서]
"동영상을 켜고 접근을 해서 물건을 고르는 척하면서 치마 밑으로 이렇게 휴대폰을 넣어서 속옷을 촬영하는..."
이날 경찰에 붙잡힌 23살 전 모 씨.
길거리에서 치마를 입은 여성을 발견하면 쫓아다니며 촬영했고 상가 계단이나 화장실에서도 몰래 촬영했습니다.
심지어 거리에서 만난 여성을 커피전문점과 옷가게까지 따라 들어가 치마 속을 찍기도 했습니다.
그의 스마트폰과 컴퓨터에서는 2년 동안 촬영된 영상 100여 개와 사진 수천 장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대영 경위 / 전남 고흥경찰서]
"굉장히 사람이 밀집된 지하철이나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그런 부분에서 보통 촬영이 많이 이뤄지는데
도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이 시골까지 왔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저 개인적으로 어떤 충격이었고."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일반인들의 몰카 영상은 음란사이트, SNS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습니다.
피해자에게는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는 명백한 범죄이지만 촬영한 남성들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몰래카메라 범죄는 한 번 유포되면, 명예와 인격이 입게 되는 피해를 회복하기가 불가능하고, 언제든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와 내 주변의 누구라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신을 증폭시키는 심각한 범죄인 만큼 꾸준히
단속하고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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