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지 않는 강, 낙동강 어부의 증언
■ 사라진 물고기, 상처 입은 강
강원도 태백에서 발원해 남해로 흘러가는 525km. 낙동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강이다. 그런데 2년 전부터 낙동강에는 녹조가 창궐하고,
원인모를 물고기 떼죽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6024D3755E6C36B2C)
대체 낙동강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제작진은 한 달 동안 낙동강 하류 하굿둑에서부터 상류 영주댐까지
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탐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평생을 강과 함께 살아온 어부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4대강 사업 이후 어획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폐업 위기에 처했다고 입을 모았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262903955E6C37823)
온통 녹조와 이끼벌레로 뒤덮인 그물망, 토종 물고기가 사라진 낙동강.
그 이유가 무엇일까?
“썩은 것이 사람으로 치면 암이라, 이 썩은 것이 점점 썩어가는 겁니다
그런데 강바닥이 썩은 것을 바깥사람들이 어떻게 알겠습니까. 눈물 납니다 진짜“
- 박남용 (70) / 경남 김해시 어민 -
게다가 4대강 공사 후 3년. 낙동강에는 공사의 잔해가 여전히 방치되고 있었다.
제작진은 2백 톤 규모의 준설선 네 척과 강바닥 곳곳에 박혀 있는 닻을 확인할 수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613653455E6C3850B)
때문에 어민들은 배가 닻에 걸려 전복될 뻔한 위기를 여러 번 넘겼다고 털어놓았다.
관계당국에 민원을 제기해도 제거 작업을 해주지 않는 상황.
하는 수 없이 어민들이 직접 물에 들어가 닻을 제거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것들이 낙동강에 비일비재하게 있습니다. 곳곳에 있습니다.
이런 노끈들이 물 위에 떠 있으면 배가 어떻게 다니겠습니까?“
- 성기만 (57) / 경남 창녕군 어민 -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63A633A55E6C3971F)
■ 강 살리기 사업에서 무엇이 살아남았나?
지난 8월 10일. 낙동강에서 제작진을 만났던 어민이 다급히 연락을 해왔다.
그리고 다시 찾은 강.
건지는 그물마다 물고기가 죽어 오르는가 하면, 강에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다니는 상황.
어류 폐사 지점은 부산 김해, 구포, 창녕 등으로 점차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었다.
“통발 안에 잡혀온 폐사된 물고기만 해도 몇만 마리가 되는 거죠.
통발에 안 잡히고 바로 폐사해서 가라앉아 있는 물고기까지 포함하면
이건 셀 수도 없는 거죠.“
- 한희섭/ 어촌사랑협회 사무국장 -
5 8 년 간 어업을 해온 박남용 씨 부부는 강에서 장어까지 죽어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어류 폐사는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잇따른 어류 폐사.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515943B55E6C3A405)
그러나 어민들은 물고기 폐사를 신고했음에도, 관계 기관에서 현장조사조차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제작진은 사실 확인을 위해 낙동강유역환경청을 찾았다.
“그분이 신고한 게 6월 달에 있었던 폐사 사고하고 동일하게 일어났다고 해서...
아마 물고기 폐사 자체가 이제 그 통발 안에 갇혀서 이제
자연적인 상태에서 죽었다고 보거든요...”
- 낙동강유역환경청 -
지난 2014년, 어업 피해 용역 조사를 실시했던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4대강 공사로 수초군락이 사라지고, 준설 등으로 수생태계가 변하면서
일시적으로 어획량이 감소했을 뿐, 2년 후면 자연적으로
수생태 환경이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318F03455E6C3AF08)
자연적으로 수생태계가 회복될 것이라는 부산국토관리청의 설명은 과연 사실일까?
■ 8개의 보, 흐르지 않는 강
4대강에 들어선 16개의 대형 보, 낙동강에는 이 중 모두 8개의 보가 세워졌다.
20년 간 낙동강의 생태환경을 조사해 온 부산대학교 담수생태학
연구팀은 보가 세워진 이후
녹조가 발생하지 않았던 낙동강 중상류 지역까지 녹조가 번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호수화가 되는 거죠. 그것을 강이라고...
애써서 강이기를 바라는 게 일종의 무리수죠. 난센스죠“
- 주기재 / 부산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에 참여했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담수생태학자 주기재 교수.
그는 1년 4개월의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 활동 기간 중에 4대강 사업 보의 위치에 대한
구체적인 선정 기준을 찾지 못했다는 국토부의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초대형 국책 사업을 하는데 왜 보가 그 자리에 있어야 되는 지에
대한 근거는 갖고 있을 줄 알았거든요.
그러나 그게 왜 그런지는 저도 모르고...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주기재 / 부산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 흘러야 강이다. 끝내지 않은 4대강 사업
경북 영주시에 자리한 내성천, 은빛 모래가 흐르는 내성천은
세계 특이경관으로 손꼽혀왔다.
그런데 내성천의 모습이 달라져가고 있다. 바로 영주댐 공사가 진행된 뒤부터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담수가 시작될 계획, 과연 영주댐 사업 이후 내성천은 어떻게 변했을까?
제작진은 일주일 동안 내성천을 답사하며 달라지고 있는 강의 모습을 취재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46BE73755E6C3BE3A)
내성천보존회 측은 영주댐 공사 이후 모래가 쓸려 내려가며
강바닥에 자갈만 남는 장갑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흰 모래사장이 펼쳐졌던 자리는 온통 풀로 뒤덮이는 육지화
현상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옛날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잃어버린 내성천,
왜 내성천에 댐이 들어서야 했을까?
제작진은 답변을 듣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았다.
“영주댐은 주목적이 낙동강 수질 개선입니다.
전체 연간 용수 공급량의 92%를 하천 유용수로 공급해서
낙동강 수질 개선을 하는 것이 주목적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
이번 주 추적60분 팀은 낙동강을 중심으로 심화되고 있는 환경 문제와 이로 인해
삶과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사람들을 집중 조명했다.
우리의 낙동강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2015.9.2 밤11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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