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사람들 - AIDS 환자의 눈물
에이즈 후천성 면역 결핍증 HIV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병하면 나타나는 전염병이다 .
에이즈 상식 자료에 따르면 면역이 결핍되어 나타나는 상태를 뜻한다.
이중 질병이 나타나는 사람을 에이즈 환자라 칭하고 아무 치료도 받지 않고 면역결핍으로 사망에 이르는 시간은 보통 10년 에서 15년 정도 걸리며 올바른 관리와 치료를 병행하면 30년 이상 살수 있다고 한다.
신체의 면역이나 저항력이 약해져 또는 기타 다른 질병에 감염되어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더욱 많다.
지난 8월, 서울 시내에서는 독특한 추모제가 열렸다.
이름은 무명씨를 뜻하는 김무명, 영정사진은 얼굴 없는 검은 그림자로 대체했다.
이 낯선 풍경의 주인공은 서른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뜬, 에이즈 환자였다.
이름도 얼굴도 숨겨야만 했던 故 김무명씨의 죽음.
그의 죽음에는 어떤 사연이 감춰져 있을까.
■대한민국 유일한 요양병원, 그곳에서 벌어진 의문의 죽음.
2013년 8월 21일, 에이즈 환자 故김무명씨는 S요양병원에 입원한지
14일 만에 사망했다.
하지만 그의 죽음에는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었다.
3차병원 간병인에 따르면 S 요양병원으로 옮기기 전까지만 해도,
편의점에 다녀올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고 있었고 회복에 대한 의지도 강했다는 것.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S요양병원에서의 의문스러운 죽음은 故 김무명씨 뿐만이 아니었다.
단순 골절과, 당뇨 합병증으로 입원해 있던 60대 환자.
그 역시 중증환자는 아니었지만 폐렴으로 의식을 잃은 뒤에야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
유족들은 위급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병원구급차를 사용할 수
없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한 요양병원에서 일어난 의문스러운 죽음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갑자기 1년도 채 안 돼서 폐렴으로 돌아가신 거예요
그렇게 돌아가시는 감염인은 없어요 너무 죽음이 이상하니까“
- AIDS 관계자
■ 어느 에이즈 환자 보호자의 간병일기 - S요양병원은 병원이 아니었다.
에이즈 합병증으로 5년 째 병상에 누워 있는 동생을 돌보고 있는 이경미씨.
3년 전, 그녀의 동생은 S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욕창이 시작 돼서 … 그 치료가 잘 되고 있는지 확인 좀 해보고 싶다고 하면
거즈를 붙여놓고 못 열어 보게 하는 거예요 …
근데 그 욕창이 다 썩은 거예요“
- 이경미(가명) /AIDS 환자 누나
그녀의 눈에 S요양병원의 위생상태는 심각해 보였다.
결국 19일 만에 퇴원을 결정 할 만큼 열악했다는 것.
과연 그녀의 말이 사실일까?
2011년에서 2014년 초반까지 서로 다른 시기에 S요양병원에 입원해있던
환자들은 한결같이 충격적인 얘기를 털어놓았다.
"감옥 같아요 상황이 감옥이지 죽지 않을 만큼만 주고 얘는 어차피 뭐 방치되니까
내가 어떻게 해주든지 말든지 그런 식이에요"
-조봉철(가명)/ AIDS 환자
이 뿐만이 아니다. 간병인과 환자사이의 성폭력 사건까지 있었지만,
외부에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당부하고, 간병인을 해고시키는 것으로 무마했다는 것.
과연 질병관리본부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 갈 곳 없는 에이즈 환자들의 눈물
제작진은 취재 도중, 질병관리본부가 이 모든 내용을 파악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내부 문서를 입수했다.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모니터단’이 정부 여러 기관에 S 요양병원에 대해
시정이 필요하다는 민원을 제기한 사실도 확인 할 수 있었다.
"공식적으로 만든 통로를 통해서 저희가 수년 동안 문제제기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무시가 되어왔던 거죠"
- 이훈재 /인하대학병원 예방관리과 교수
문제가 불거지자, 질병관리본부는 모니터단을 해체하는 한편,
S 요양병원에 맡겼던 장기요양위탁사업을 해지했다.
불똥은 S요양병원에 입원해있던 HIV 감염인과 에이즈 환자들에게 튀었다.
장기간 입원이 가능한 다른 요양병원이 없다는 것.
제작진은 직접 요양병원들을 찾아 나섰다.
이들이 에이즈 환자를 거부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대한민국에서 에이즈 환자로 산다는 것.
국내에서 에이즈 환자가 처음 발생한 것은 1985년.
최근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30년 세월동안, HIV 바이러스는 인간 변역체계에 적응하면서 순화된
형태로 진화해, 그 치명성이 약화됐다.
이제는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해도 조기에 발견해 약만 잘 먹어도
평생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의식은 과연 얼마나 진화했을까.
우리가 만난 HIV 감염인들은, 몸이 아프다는 사실보다 더 힘든 것은
마음의 상처라고 말한다.
"차별이라는 것 인권침해라든지 ‘너는 아니야’ 이런 것들이
우리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는 것이죠"
-문현자(가명) / AIDS 환자
<추적 60분>에서는 요양병원에 입원하지 못한 채, 보건의료 사각지대에 방치된 에이즈 환자들의 실상을 취재하고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파헤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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