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서 유명한 효자, 상진 씨

태안 법산 마을에서도 낙지잡이로 손꼽히는 최고의 실력자가 있다. 갯벌에선 백발백중 20년 경력의 낙지잡이 꾼 상진 씨(51)가 바로 주인공. 그런데 상진 씨가 갯벌에 나갈 때마다 꼭 함께 하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혼자 계신 어머니, 강정희 할머니(76). 상진 씨는 낙지를 잡으면 제일 크고 좋은 놈을 골라 다리 하나를 뚝 떼어서 어머니에게 드리는데, 유난히 살이 오르고 보들보들 연한 봄 낙지는 어머니가 드시기엔 안성맞춤. 무엇이든 제일 좋은 건 어머니에게 먼저 드리는 상진 씨는 어려서부터 속 한 번 썩이지 않은 효자로 마을에서도 소문이 자자한 백 점 아들이다.

 

#, 낙지, 바지락... 봄이 되면 더 바빠지는 일상

사계절 중에서도 봄이 되면 갯일에 농사일까지 겹치면서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상진 씨. 특히 그물이 찢어지거나, 장비가 고장 나면 동네 사람들은 제일 먼저 만물박사 상진 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그렇다 보니 한 해 농사를 시작하는 요즘은 더 바빠진 일상.

 

게다가 고마움의 답례를 하겠다며 너도 나도 술을 권하다 보니, 자꾸 늦어지는 귀가시간 때문에 혼자 계신 어머니의 걱정이 늘어나는데, 고향 친구들의 마음도 어머니의 걱정도 모른 척 할 수도 없는 상진 씨도 마음이 편치 않다.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 아들의 재혼

사실, 서울에서 큰 식당을 하다가 경제적인 문제로 이혼을 하고, 6년 전 고향으로 돌아온 큰아들, 워낙 부지런하고 무엇이든 못하는 게 없어서 6남매 중에서도 평소 어머니의 가장 큰 자랑이었는데, 요즘엔 아들만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고.

 

주변 사람들을 너무 챙기는 것도, 술자리를 거절하지 못하는 것도 다 혼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어머니. 얼른 아들이 재혼을 해서 오순도순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마지막 소원인데, 오늘도 아들에게 넌지시 재혼 얘기를 꺼내보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 아들. 오늘도 남들 챙기느라 더 바쁜 아들만 보면... 답답하기만 하다.

 

# 상진 씨에게 진정한 봄이 찾아올까?

참다못해 어머니가 결국, 일을 내셨다.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어렵게 맞선자리를 만든 것인데, 아들을 불러 맞선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나서는 상진 씨. 사실 평생 혼자 살 마음은 없지만, 아직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자꾸 밀어붙이는 어머니 때문에 당황스럽기만 한데...

 

복잡한 마음에 하나뿐인 딸에게 전화를 걸어보는 상진 씨.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은 딸은 의외로 아버지의 새 출발을 선뜻 응원하는데, 부끄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고 좀처럼 마음을 다잡기 힘든 상진 씨. 과연 그는 새로운 출발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까?

 상진 씨의 인생에 다시, 봄이 찾아올 수 있을까?

<2015. 4. 28일 밤 10>

 

by 은용네 TV 2015. 4. 28.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