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고도 가까운 고부사이

경북 의성의 한 마을. 얼핏 보면 모녀 같은 두 사람이 밭일을 하고 있는데~

알고 보면 놀란다는 두 사람은 고부사이! 백발이 성성한 나이에 허리까지 구십 도로 굽었지만, 밭일이며 집안일까지 며느리를 돕는 일에는 늘 앞장선다. 그런 시어머니에게 늘 고마운 며느리. 한다고 열심히 하는데도~ 늘 부족한 것 같다. 그렇게 함께 살아온 지 25. 이젠 웬만한 모녀보다 더 가까운 고부사이가 됐다.

 

# 떠나보냈지만 떠나보낼 수 없는 남편.

이들 고부가 더욱 서로에게 의지를 하게 된 것은 3년 전 먼저 떠나보낸 아들 때문. 남편을 떠나보내고 졸지에 가장이 된 며느리. 그런 며느리가 어떻게든 살기 위해서 여기 저기 뛰어다니는 모습을 볼 때면 시어머니는 가슴이 쓰리다. 며느리 역시 시어머니의 마음은 잘 알지만, 세상에서 누구보다 사랑했던 남편이 힘들게 세워놓은 일을 이어가고 싶기에 잠시도 그 일들을 놓을 수 없다는데...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했던 마음이 어디 쉽게 수그러들 수 있을까?

 

 

 어디를 가도 남편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며느리. 특히나 남편이 떠난 후 뇌수술을 7번이나 받은 딸과 아빠대신에 농사를 짓겠다며 나서는 아들, 그리고 늦둥이 딸을 볼 때면 남편이 더욱 그리워진다는데~~~

 

# 보고 싶은 남편, 그리운 아들

남편을 보낸 지 3년이 지났지만, 집 안 곳곳에 사진들은 그대로다. 그 사진을 보며 매일 대화를 하고 때로는 울고 있는 며느리를 보면 속이 터지는 시어머니. 먼저 아들을 보낸 못난 어미라는 생각 때문에 아들 사진을 보는 게 불편하다.

 

 며느리가 상처를 받을까봐 함부로 치울 수도 없고, 늘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더 이상은 안 되겠다며 며느리가 나간 사이 사진을 보자기에 싸서 치워버리고 마는데...

<2015. 4. 7일 밤 10>

 

 

 

 

 

 

by 은용네 TV 2015. 4. 7. 1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