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고운 꽃처럼 찾아온 동해 새우!

겨울이 긴 강원도 최북단 지역은 그만큼 봄도 늦게 온다.

남쪽부터 불어오는 꽃소식과 함께 온 바다가 꽃밭이다.

 

동해의 귀한 진미들로 차려낸 음식들 속에서 팍팍한 인생살이,

웃음을 잃지 않고 스스로 꽃이 되어 사는 진정한 청춘의 맛을 발견한다.

 

꽃처럼 찾아온 동해 새우

봄이 와도 꽃구경하기 힘들다는 요즘, 동해에는 걷어 올린 통발마다 꽃새우가 한창이다.

빛깔 곱고, 예쁜 데다 맛까지 좋은 귀한 동해 새우들 덕분에

김봉산 선장님을 비롯한 바다사나이들이 새벽 칼바람에도 미소 지을 수 있던 게 아닐까?

 

속초 동명항 활어센터 앞에서 맛볼 수 있는 길거리 튀김새우는 그 맛이 으뜸이라는데..

새우 등이 휜 걸 보면 시골에 계신 할머니가 떠오른다는 김주희, 김주민 쌍둥이들.

꽃새우를 비롯해 닭새우와 도화새우까지, 향긋한 밥상 앞에 웃음꽃이 핀다.

 

꽃 같은 젊은 날, 새우장사로 다 보냈지! - 중앙시장 영숙이 엄마

꽃새우라 불리는 또 다른 붉은 빛의 새우, 이름하야 홍새우!

속초 중앙시장에서 새우 장사하는 영숙이 엄마를 모르면 간첩이라는데..

김정옥 씨는 일명 새우 파는 영숙이 엄마로 불린지도 어느덧 33년이 흘렀다.

 

엄마가 직접 손으로 무친 새우무침이 떠올라 먼 길 찾아왔다는 딸 박영숙 씨와

할머니의 바삭바삭한 새우튀김이 무엇보다 최고라는 손주까지.

이름도, 나이도 잊은 채 억척스럽게 살아온 세월이 그녀의 음식 하나하나에 담겨있다.

 

밥상에도 화사한 꽃이 피다 - 양양 꽃새우 밥상

설악산 한 자락, 서성준 부부의 손길이 마른 메주를 털어 장을 담느라 바빠진다.

암벽등반을 즐기던 도시 처녀와 바닷가 농촌마을 총각이 첫눈에 반해

인연을 맺고 살아온 지 20.

 

음식을 못해 시아버지한테 늘 꾸중을 듣던 아내 서성준 씨가

이제는 새우냉채부터 파프리카에 새우와 계란물을 넣어서 새우전을 만드는 등,

빛깔 고운 요리들을 남편 김명래 씨와 함께 한 상차림 내세운다.

 

친구처럼 혹은 연인처럼 살고 있는 부부의 꽃새우 밥상.

꽃을 보듯 설레는 마음이 이들의 밥상으로부터 전해진다.

 

바다가 온통 꽃밭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삼척 장호항.

꽃새우에 꽃필 때 잡힌다고 해서 꽃문어라 불리는 대왕문어와 함께

바다나물들이 마치 꽃처럼 피어난다. 그야말로 바다가 꽃밭인 셈.

 

여든 나이에도 물질도 하고, 취미 삼아 피아노를 배우는

80살의 양태봉 할머니와 그녀를 엄마라고 부르며 따르는 김옥자 씨.

매번 손이 커서 자신이 먹는 것보단 남들한테 늘 푸짐한 음식을 차려주고 싶다는데..

장호마을의 바다에는 꽃처럼 예쁜 바다생명들이 있고,

더욱이 꽃보다 설레는 꿈과 낭만이 있다.

 

42() 오후 730

 

 

 

 

 

 

 

 

 

 

 

 

 

 

 

by 은용네 TV 2015. 4. 2. 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