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경고, 슈퍼박테리아 <추적60>은 지난 1년간,

 

 

낙동강, 금강 등 전국의 강을 탐사했다. 우리가 목격한 강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떼죽음을 맞은 물고기들과 뿌연 물속을 가득 채운 큰빗이끼벌레,

그리고 강을 점령해버린 녹조까지...

 

 

그로부터 6개월 후, 심상치 않은 일은 계속되고 있다.

수면 아래에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진실과 마주했다.

 

강에서 슈퍼박테리아가 발견됐다!

 

지난 여름, 광주천의 수질을 연구하던 허호길 광주과학기술원 환경공학부 교수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최후의 보루라고 불리는 카바페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치명적인

슈퍼박테리아, NDM-1, CRE(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가 검출된 것이다.

 

NDM-12008년 인도 뉴델리에서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미국과 영국, 유럽 등

전세계 16개 국가로 퍼져나가며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다.

 

그리고 2010, 우리나라에서도 4명의 감염환자가 발생했지만

어디에서 감염이 됐는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5년 뒤- 한 번 감염되면 치사율이 최대 50%에 달하는 NDM-1.

이 공포의 박테리아가 우리나라의 강에서도 발견된 것이다.

 

이 슈퍼박테리아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리고 우리는 과연 안전한가.

 

한국에서 제가 조사한 바로는 야외의 수계에서 발견된 건 처음이지 않을까 싶고요,

그런 면에선 놀랍기도 하고 근심스럽기도 합니다.“

<허호길 교수 / 광주과학기술원 환경공학부>

 

슈퍼박테리아의 공포

지난 2012, 미국 조지아 주에 사는 여대생 에이미는 강에서 수상레포츠를 즐기다

물에 빠져 왼쪽 종아리에 상처를 입었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상처 부위는 점차 괴사하기 시작했다.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가 상처 부위에 감염되면서 근육과 주변 조직이 계속 썩어 들어간 것이다. 결국 에이미는 왼쪽 다리와 오른발, 그리고 두 손을 모두 잘라내야만 했다.

 

이른바 살 파먹는 박테리아로 불리는 이 슈퍼박테리아는 미국에서만

한해 250명이 감염되고, 치사율 2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과연 안전할까. 해외에서 슈퍼박테리아 또는 슈퍼버그라 부르는

이 무시무시한 박테리아를, 우리나라에서는 다제내성균이라 칭한다.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세균이라는 뜻이다.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의 경우. 한번 다제내성균에 감염되면

요로 감염이나 폐렴, 패혈증으로 진행되면서 사망에 이르기 쉽기 때문에,

현재 다제내성균 6종을 의료관련감염병으로 지정, 감시하고 있다.

 

아직까지 자연에서 감염된 것으로 밝혀진 환자는 알려진 바 없지만,

CRE를 비롯해, MRSA, VRE 등 다제내성균에 감염된 이들은 해마다 급증해

2013년에는 8만 명을 넘어섰다.

 

 에이미가 감염된 살 파먹는 박테리아역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발견된 적 없지만, 언제 어떤 식으로 유입될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광주천을 위협하는 슈퍼박테리아, 어디에서 왔나

영산강 지류인 광주천은 광주광역시를 관통해 흐른다. 우리는 광주천을 살펴보던 중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군데군데 비닐이 벗겨진 채로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붕어. 붕어의 아가미에는 곰팡이까지 피어 있었다.

붕어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영산강의 상류, 담양호에서 붕어를 잡아

정밀검사해 본 결과, 붕어의 성이 바뀌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지난 2월에는 광주천에서 암을 유발하는 방사성 물질 요오드-131’이 검출됐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추적 결과, 이 방사성 물질은 원전이 아닌, 다른 곳에서 흘러들어왔을 가능성이 높았다.

대체 무엇이 붕어의 생태를 바꿔놓고 있는지, 방사성 물질과 슈퍼박테리아는 어디에서 흘러들어왔는지,

150만 광주시민들의 곁을 흐르는 광주천을 위협하는 물질들의 근원을 추적하고, 해결책은 없는지 모색해본다.

 

서서히 떠오르는 진실

우리나라 강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박테리아가 검출됐다는 보고는 10여 년 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우리가 만난 전문가들은 모두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주저했다.

민감한 사안이라서 누굴 추천한다고 해서 선뜻 나설 분이 계실까요?”

- A교수

 

잘못됐을 경우는 굉장히 파급 효과가 크니까...”

- B교수

20147, 영국 코벤트리의 강에서 가장 강력한 항생제도 듣지 않는 박테리아가

발견됐다는 기사가 발표됐다. 당시 영국 언론은 이것이 종말이 다가온 경고라고

표현하며 큰 우려를 나타냈다.

 

우린 강에서 내성균을 발견한 워릭대학교의 연구팀을 찾았다.

연구팀은 강에서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가 우리 몸 안으로 들어갔을 경우,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시한폭탄과 같다는 것이다.

 

현재 영국은 항생제 내성균의 원인을 추적하기 위해 국가 단위의 위원회를 조직하고

대대적인 연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슈퍼박테리아로 인한 사망자가

천 만 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병원을 벗어나 환경에서 발견되고 있는 슈퍼박테리아! 우리는 슈퍼박테리아로부터 안전한가?

 

<추적 60>에서 수면 위로 떠오른 슈퍼박테리아의 실체를 파헤친다.

 

<328일 토요일 밤 1025>

  

by 은용네 TV 2015. 3. 28. 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