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현관 앞에서 분신을 한 남자, 이유는 담장 때문?

 

충남 보령에서 20년간 중국집을 운영하던 박용재(가명·55) . 지난 20일 박 씨는

바로 이웃집 현관 앞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3도 화상을 입고 서울에 있는 화

상전문병원으로 긴급히 후송된 박 씨, 하지만 6일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10년 전

심장마비로 아내를 잃은 뒤 홀로 중국집을 누구보다 열심히 운영해왔던 박 씨.

 

그는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평소 마을 사람들과 사이가 좋았다

던 박 씨의 죽음에 주민 모두가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박 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

3개월 전 설치된 담장 때문. 박 씨의 중국집 진입로 바로 앞에 놓인 담장은 바로

옆집 이웃이 설치한 것이었다.

 

6년 전 박 씨의 음식점 옆집으로 이사 온 홍우민(가명, 61세 스님) . 그런데 작년 11월 홍 씨는 자신이 살던 집 주인으로부터 집과 땅을 사들였다. 그 후 토지 측량을 한 뒤, 박 씨의 중국집 가게 앞길이 자신의 땅이라며 작년 12월 마을 사람들이 수십 년 동안 지나다녔던 길을 높은 담장으로 막아버렸다.

 

식당의 진입로가 막히자 손님들의 발걸음까지 뚝 끊겨버린 박 씨의 중국집. 박씨는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 것이다.

 

6년을 참았다는 옆집 스님,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6년 전 박 씨의 집 옆으로 세를 얻어 이사 온 홍 씨. 스님인 홍 씨가 이사 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동네에서는 그가 가짜 스님이라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고 했다.

소문의 근원지는 다름 아닌 옆집 박 씨였다.

 

홍 씨를 향한 박 씨의 불편한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중국집을 하는 박 씨는 음식 배달을 위해 홍 씨의 집 앞으로 밤낮없이 오토바이를 몰았고, 늦은 시간까지 취객들의 시끄러운 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 때문에 불면증까지 걸린 홍 씨는 3년 전부터 약까지 지어먹어야 했다.

 

박 씨로부터 받는 생활 고통을 못 이겨 결국 작년 12월 담장을 치게 됐다는 것이 홍 씨의

주장. 하지만 담장을 친 후로도 박 씨의 괴롭힘은 계속되었다고 했다. 심지어 박 씨

가 술에 취해 홍 씨의 창문을 깨고 들어온 일도 있었다고 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5분이면 갔던 길을 20분 넘게 돌아가야 하는 주민들, 해법은 없을까?

 

홍 씨가 주민들이 다니던 길에 담장을 치면서 박 씨뿐만이 아니라 주민들까지 마찰

을 빚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마을의 도로로 이용해 온 가까운 길이 막히면서 주민들

은 마을회관 가는 것조차 불편하다고 했다.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만이라도 내달라는 주민들의 요청에도 홍 씨는 응하지 않았고, 결국 마을 사람들은 5분이면 갔던 길을 빙 돌아가 20분 이상을 소요하며 다니고 있다. 과연 수십 년간 관습적으로 이용해온 길이 갑자기 사유지라는 이유로 막힐 경우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현장을 직접 방문한 토지분쟁 전문 최진복 변호사는 전 소유주의 동의가 있었다면 현재 도로로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으며, 소유주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도 길로 사용할 수 있

.”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 명의 목숨을 앗아간 극단적인 사건을 겪은 현재도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황. 해당 지역 시청의 담당자 역시 개인 간의 분쟁이어서 개입할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이웃의 충격적인 죽음으로까지 이어진 땅 분쟁 사건을 통해 현명한 해법은 없는지 함께 고민해본다.

 

43() 930, MBC <리얼 스토리 눈>에서 방송된다.

 

by 은용네 TV 2015. 4. 3.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