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을 칠한 듯 형형색색 봄의 옷을 입은 깊은 산중, 따뜻한 봄기운을 느끼며 자연인을 찾아 나선 개그맨 윤택 씨의 발걸음도 그 어느 때보다 가볍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 맞닥뜨린 곳, 시야가 확 트인 산 중턱에 그림처럼 펼쳐진 집 한 채가 눈에 띈다.

 

마치 동화 속 오두막을 연상시키는 멋진 귀틀집! 그리고 나무로 쌓아 올린 지붕 위에서 오늘도 그만의 보금자리를 가꾸는 남자, 138번 째 자연인 김형택(73)씨를 만날 수 있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깊은 산k속이지만,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지는 풍경을 마당삼아 이곳에 터를 잡은 지도 21년 째. 손수 나무와 흙을 엮어 만든 그의 집은 특별한 공간들로 가득하다. 방바닥 밑에 둔 저장실과 지붕 밑 공간을 활용한 다락방,

 

그리고 홀로 사는 산골에 행여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저 먼 산까지 내다볼 수 있는 관측용 베란다까지. 집안 곳곳을 버려진 물건들로 채우고, 쓸모없는 물건들을 쓸모 있게 가꾸는 데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는 자연인. 힘들었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그의 산골 살이는 축복이나 다름없다는데...

1950, 6.25한국전쟁은 그에게 많은 것을 앗아가 버렸다. 8살 무렵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고, 어린 동생들과 함께 어머니의 손에 자라온 자연인. 그 참담한 현실과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는 오로지 공부에만 매진했다.

 

야간대학을 다니며 밤낮없이 학업에 열중한 결과, 그는 해병대 장교로 지원해 대위까지 됐지만 월남전에 참전하며 그의 인생은 전쟁으로 인한 두 번째 절망에 빠져들고 말았다. 포병 장교로 항공 관측을 하던 자연인은 폭격 소리와 비행기의 프로펠러 소리로 이명과 난청에 시달리고 척추 디스크까지 앓게 된 것.

 

결국 그는 군대를 나와 중학교 선생님이 되었지만, 점점 더 들리지 않는 귀는 그를 교문 밖으로 내몰았다. 세상의 소리를 잊고 자연의 소리를 찾고 싶었던 자연인은 결국 깊은 산속으로 향했고 이곳에서 그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는데...

 

 

가끔 바닥에 뚫린 쥐구멍을 막느라 요상한 자세로 애를 먹긴 하지만, 햇볕과 바람을 맞으며 풍욕과 개구리 운동을 즐기고, 텃밭과 산에서 온갖 채소와 약초를 얻을 뿐만 아니라 매 끼니 자연식 요리로 건강까지 챙기니 그는 더 바랄 것이 없다.

 

시끄러운 소리, 쓸데없는 소리 대신 매 순간 자연의 소리를 옆에 두고 사는 자연인 김형택 씨의 산골 살이. 그의 이야기는 오는 429일 수요일 밤 950분에 방송된다.

 

by 은용네 TV 2015. 4. 29.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