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자연인을 찾아 깊은 산 속에 들어선 개그맨 이승윤씨. 그의 눈에 언뜻 사람의 모습이 스치는데. 자연인일 거란 반가운 맘에 한 달음에 가파른 산을 뛰어오르지만, 자연인의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사람을 봤던 그 자리엔 안됐다는 듯 그를 쳐다보는 개 한 마리만 있을 뿐. 과연 자연인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오랜만에 내린 봄비에 몸이 움츠러드는 깊은 산, 이 산 자락의 작은 터전에 백서른여섯 번째 자연인 김재복(59) 씨가 살고 있다. 보통 사람은 찾지 못하는 자신만의 비밀 동굴을 냉장고 삼아 각종 효소며 채소, 고기 등을 보관하고, 젊은 시절 포장마차를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깊은 산 속에서도 닭발 볶음, 된장 국수 등의 요리를 어렵지 않게 즐기는 남자.

 

타고난 눈썰미로 키운 손재주와 남다른 요리 실력으로 승윤씨에게 자신만의 특선요리 더덕삼겹구이를 내놓기도 하는데.

 

있는 것보단 없는 것이 많은 산중 생활이지만, 마음껏 험한 산도 누비고, 강에서 장어도 잡고, 벌통도 정비하며 남부럽지 않게 꾸려가고 있는 자연인. 그런데 조금 불편해 보이는 걸음이 시선을 끈다.

 

부족할 것 없던 어린 시절을 거쳐 사랑하는 아내와 세 딸과 함께 누렸던 행복한 결혼 생활. 능력 있고, 행복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건, 15년 전의 큰 교통사고였다. 형제들과 선산에 다녀오다 자동차의 브레이크가 고장 나는 바람에 허리와 다리를 크게 다쳐 6개월이나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자연인.

 

그 후, 그는 불편한 몸 때문에 이전에 하던 사업을 접어야 했고, 먹고 살기 위해 쌀가게며, 목수 일 등을 해봤지만 돈만 떼이기 일쑤였다. 그때 그에게 닥친 또 한 번의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있었으니, 아내의 암 선고. 불편한 몸의 가장 대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고생하던 아내에게 몹쓸 병이 찾아온 것이다.

 

불편한 몸으로 수술비라도 보태려 이리저리 뛰어봤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사람들의 배신 뿐. 결국 제발 집에만 계시라는 세 딸들의 만류에 자신이 가족들에게 짐이 된다고 생각한 그는, 자신만이라도 신경 쓰지 않게 하겠다며 깊은 산으로 들어오게 된다.

 

산으로 떠나와서도 늘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인 자연인. 건강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 산을 누비고, 직접 재활기구들을 만들어 열심히 몸을 움직이는가 하면, 산에서 좋은 것만 찾으면 아픈 아내에게 보내줄 생각에 신이 나는데.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만 같던 좌절의 순간, 그가 찾은 산은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이렇게 자신이 자연에서 느낀 행복과 건강, 긍정의 에너지를 아픈 아내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자연인.

 

언젠가 아내와 함께 이 곳에서 지낼 날을 꿈꾸는데. 아픈 몸의 한계를 딛고 다시 일어난 자연인 김재복씨의 이야기는 오는 수요일 밤 950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by 은용네 TV 2015. 4. 15.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