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푸른 새싹을 틔워 봄기운이 완연한 산, 그 기운 때문인지 한층 설레는 걸음으로

오늘도 자연인을 찾기 위해 나선 승윤. 봄내음을 즐기며 산을 오른 지 1시간쯤 됐을까?

갑자기 그의 눈앞에 나타난 검은 물체....자연인일까 싶었건만 마주한 건 난데없는 염소들.

다가서지도 물러서지도 못하던 차, 때마침 군복을 입고 톱이 달린 긴 막대를 들고 있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가 바로 염소들의 주인이자 134번째 자연인 황윤오(68)씨다.

인적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깊은 산중, 홀로 자리한 그의 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집 위에 자리한 연못이다. 도롱뇽알부터 다슬기, 황소개구리까지 구경할 수 있다는 연못,

하지만 진짜 재미는 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1인용 배로 즐기는 뱃놀이란다.

 

이 밖에도 방안에 떡하니 걸린 자동차 백미러, 305호라고 적힌 그의 방문,

멧돼지 퇴치용으로 쓴다는 이승엽 선수 사인이 있는 야구방망이 등...

 

자연인의 아이디어와 산중 생활 노하우가 담긴 갖가지 소품들이 시선을 끄는데...

무뚝뚝한 말투와는 어울리지 않게 봄꽃 향을 누구보다 좋아한다는 가슴 따뜻한 남자,

과연 그는 산에 들어오기 전 어떤 삶을 살았을까?

 

먹고 살려고 11살 때부터 섬유공장에서 일했는데 초등학교는 무슨...”

염산 사고 난 뒤부터는 사는 게 말이 아니었지 뭘...”

여느 아이들과는 달랐던 자연인의 유년 시절. 하지만 그는 삼시세끼 밥을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했단다. 하루 12시간을 일하며 300원을 받는 공장 생활이었지만 성공하리란 꿈이 있었기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았던 자연인.

 

하지만 예기치 못했던 일이 그의 삶을 바꿔놓았다. 공장에서 사용하던 염산용액에 빠지는 사고를 당하고 만 것.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사고 이후 자연인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두통, 위 메스꺼움, 청력까지 약해지면서 수년간 유명하다는 병원은 거의 다 찾아다녔다.

하지만 통증은 여전했고 먹는 약만 늘어갔던 것. 그렇게 오랜 세월 약에 의지해 살던

자연인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바로 이 산이었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한의사가

소나무숲에 의지해 병을 치유해보라고 한 것. 그렇게 그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가족들과 생이별을 했고 15년째 산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인은 지금의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백수라고 말한다.

15년 전 고달팠던 그의 인생은 이제 없다. 건강은 물론 사는 재미까지 찾았기 때문이다.

치유의 산에서 인생 2막을 살게 된 자연인 황윤오 씨, 그의 기막힌 인생 이야기는

 

오는 41일 밤 950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by 은용네 TV 2015. 4. 1. 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