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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70년 인생, 수동 정미소.
경북 성주에는 자그마치 2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수동 정미소가 있다.
정미소의 터줏대감 박두준 할아버지(91)와 혼자되신 아버지를 위해 그 곁을 지키는 효녀 박수연 씨(58). 박두준 할아버지는 91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 손으로 기계를 돌리는 수동 방앗간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데~
이제는 옛 명성만 남고 이들은 찾아오는 사람들은 단골손님들뿐이다. 효녀 수연 씨는 아버지의 70년 인생 전부인 정미소의 전통을 지키고 싶어 정미소를 물려받겠다고 남편과 아이들과 떨어져 이곳을 지키고 있다.
# 고집불통 아버지와 넉살 좋은 딸 수연 씨.
평생을 아껴가며 8남매 공부도 시키고 남부럽지 않게 키웠다는 아버지.
아버지의 아껴 쓰는 버릇이 수연 씨를 힘들게 하는데, 수연 씨가 반찬거리라도 사려고 하면 “반찬 필요 없다. 나는 된장만 있으면 된다.” 하시며 고집을 부리신다. 그래도 아버지 상위에 어찌 된장 하나만 놓을 수 있을까?
비상금을 털어서라도 아버지 밥상은 든든하게 챙기는 수연 씨다. 어디 그뿐인가. 한번 생각했다 하면 절대로 그 생각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손가락이 아픈데도 병원에까지 가지 않으니~ 딸 수연 씨는 애가 탄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아버지인데~ 아픈 손가락을 위해 찜질을 해드리고, 관절에 좋다는 염소탕까지 사다 드리며 아버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딸이다.
방앗간 일에 집안일, 아버지를 모시 일까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는 수연 씨.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없어도 늘 아버지 뜻을 따라주고 웃어넘기는 효녀다.
# “아버지! 내 월급 좀 주이소!”
정미소에서 일한 지 벌써 6년 차의 수연 씨. 하지만 일을 하면서 수연 씨는 아버지께 월급 한 푼 용돈 한 푼 받아본 적이 없다. 아버지랑 생활한다고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정미소 운영에, 생활비까지 빠듯하다! 처음에는 모아놨던 비상금으로 해결했지만...이제 그 비상금마저 똑 떨어졌는데~
아버지 밥상에 올릴 반찬값도 없어 고민하던 끝에 은근슬쩍 “아버지! 내 월급 좀 주이소!”라고 말해 보지만... "안 된다"는 호통만 치시는 아버지. 수연 씨는 아버지께 서운한 마음에 집을 나가는데... 과연 아버지와 딸이 화해하고, 정미소를 지킬 수 있을까?
<2015. 6. 9일 밤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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