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꼬부랑 엄마와 키다리 처녀 농부
경북 고창의 한 마을, 조용한 시골 마을을 시끌벅적하게 만드는 모녀가 있다. 3년 전 돌연 농사를 짓겠다며 고향으로 내려온 문제아 노처녀 딸, 이승희(34)씨와 딸 때문에 일흔 넘어 다시 농사꾼이 된 것이 불만이라는 꼬부랑 엄마 김현순(74)씨다. 놓았던 농사일을 다시 시작한 것도 못마땅한데 엄마 현순 씨는 요즘 딸 때문에 볼멘소리가 더 늘었다. 딸 승희 씨가 시간만 났다하면 사라지기 일쑤~ 농촌체험 민박을 하겠다며 자전거 관광 지도를 만들겠다고 돌아다니는가 하면, 농산물을 가공하겠다며 기껏 수확해놓은 농산물을 들고 건강원을 기웃거린다는데~ 걷기도 힘들다는 꼬부랑 엄마에게 자꾸만 일거리를 만들어오니 엄마 입장에서는 화가 나고도 남을 노릇! 진득하니 앉아 있는 농사나 짓다가 시집가면 좋으련만 어쩌자고 자꾸 일을 벌이는지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이지만 도통 그 속을 알 수가 없다.
# 기쁘다~ 사위 오셨네!그런데 어쩐 일인지 꼬부랑 엄마가 신바람이 났다~ 바로 골칫거리였던 노처녀 딸, 승희 씨가 드디어 시집을 가는 것! 예비 신랑과 시댁 식구들이 온다는 소식에 이른 아침부터 들녘대신 시장을 활보하고 다니며 동분서주 하는 엄마 현순 씨~ 평소 같으면 천근만근일 몸이 커다란 장바구니를 짊어지고도 가뿐하다. 집에 돌아오기가 무섭게 부엌과 마당을 오가며 상차림에 정신이 없는데... 논밭에선 허리 한 번 펴지 못하는 것이 그리 화가 치밀더니 허리 한 번 펴지 못하는 이 상차림은 어찌 이리 즐거울 수 있을까! 드디어 노처녀 딸도 시집보내고, 딸 때문에 일흔 넘어 다시 시작해야했던 농사일도 손에서 놓을 수 있으니 절로 콧노래가 흥얼거려지는 엄마다.
# 귀농전쟁에 이은 웨딩 전쟁! 결혼 후해도 농촌에 살어리랏다~한참 달달한 예비 신혼부부 이승희 씨와 정장호(33)씨. 그런데 본격적으로 시작한 결혼 준비가 생각만큼 달달하지가 않다. 드레스 취향이 안 맞는 것은 물론이요, 무조건 간단하게! 무조건 싸게 하려는 승희씨 때문에 장호 씨는 난감하다. 사실 평생에 한 번 뿐인 결혼식을 누구보다 더 잘 치르고 싶은 것은 신부 승희 씨다. 하지만 농가 민박을 운영하며 자금이 바닥 난지 오래... 게다가 민박을 넓히겠다고 엄마한테 빌렸던 돈까지 있었으니, 결혼 전 그 돈만큼은 꼭 갚고 가고 싶었는데 지금으로선 그것마저도 불확실한 상황! 그러니 최대한 돈이라도 아끼고 부모님 도움 없이 치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그 마음을 몰라주니 승희 씨도 서러움이 복받친다. 결국, 체험 농가 민박과 농산물 가공 사업을 확실히 성공시켜야겠다는 결심이 선 승희 씨! 결혼 후에도 당분간 농촌에서 생활하며 주말 부부로 지내겠다는 선언을 하고 나서는데... 농촌 생활을 이어가려는 딸, 승희 씨와 어떻게 해서든지 딸을 농촌에서 쫓아내려는 꼬부랑 엄마, 현순 씨의 2차 전쟁! 과연 이 싸움의 승자는 누가 될까?
<2015.10.13일 밤 9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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