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벼랑에 선 300만 생계형 자영업 빅뱅
거리 곳곳에 붙은 폐업 표지판.
대박 신화의 꿈은 산산조각 났다.
이번 주 추적60분에서는
끝나지 않는 경기 침체와 과도한 경쟁 속에서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의 삶을 추적한다.
갈 길 잃은 자영업자들의 마지막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 자영업자들의 슬픈 초상
지난달,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전주에서 자영업을 하는 식당 사장이 분신자살을 시도 한 것.
“환자가 누워 있는데 다 탄 상태로 상반신 2~3도 화상을 입어서..”
- 소방관 인터뷰
한 때 이색 마케팅으로 TV에 소개되며 줄 서서 먹는 맛 집으로 유명했던 식당이다.
잘나가던 사장님이 분신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다른 데 손 벌릴 상황도 안 되고 그냥 너무 힘들어서 죽으려고 했어요.”
- 식당 사장 인터뷰
2015년 상반기에만 폐업한 자영업자는 10만 7천 명이라고 한다.
긴 경기 불황에 세월호 침몰, 메르스까지, 직격탄을 맞은 건 영세 자영업자였다.
“한 1억 7,8000 들어갔지.
초창기에 1년 동안은 돈을 집으로 한 푼도 못 가져갔어요.”
- 폐업하는 가게 사장 인터뷰
4년 전 퇴직금도 모자라 대출까지 받아가며 가게를 열었다.
그러나 폐업한 후 남은 돈은 중고 집기들을 되판 돈 160만 원이 전부이다.
편안한 노후를 기대하며 자영업에 뛰어들었지만 전 재산을 모두 날리고 건강도 잃었다.
도대체 왜 자영업자들은 가난에 빠지게 되었을까?
■ 자영업, 가난의 굴레에 빠지다
2009년 대기업 명예퇴직자였던 이씨는 떡 방앗간을 시작했다.
새벽 3시부터 밤늦게까지 일 하지만 하루 매출이 5만원도 안될 때도 많다고 한다.
“퇴직금을 가져다가 투자를 해봤는데 박살났죠.
막내가 이제 6학년이에요. 우리는 일흔까지는 일 해야 될 걸요?”
- 떡 방앗간 인터뷰
퇴직은 빠르지만 재취업은 어려운 대한민국.
자영업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한다.
경영 노하우 없이 시작한 자영업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대출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급기야 신용불량자의 위가에 몰리게 된다.
그러나 가난의 굴레에 빠진 자영업자들을 일을 그만둘 수조차 없다.
“대출금이 아직 많이 남았거든요.
(일을) 접어 버리면 제가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는 위험에 놓여 있잖아요.
그러니까 적자가 나도 어떻게든 끌고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죠.”
- 정재안 고물상협회 위원장 인터뷰
■ 갑(甲) 전성시대
제작진이 만난 자영업자는 ‘망하지 않으면 쫓겨난다.‘고 말했다.
10년 이상 장사를 하겠다고 야심차게 식당을 개업했지만
건물주의 재건축 통보로 2년 반 만에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상가임대차 보호법이 개정됐지만
법의 사각지대에서 놓인 사람이 허다했다.
“금천교 시장 상인 다 죽이는 건물주는 각성하라!
세입자 피눈물 위에 제 배만 불리는 임대인들 각성하라!
임대료 폭등 강제 퇴거 조장하는 비양심 부동산 물러나라!”
- 구호 외치는 자영업자들
골목 상권 역시 심각했다. 대형마트로 인해 14만개에 이르던 동네 슈퍼
절반이 폐업했다. 제작진이 만난 슈퍼마켓 주인은 대형마트가 들어온 이후
골목을 찾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하소연 한다.
매출은 반토막이 났고 원치 않는 폐업을 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
그러나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번 주 <추적60분>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의 삶의 현장을 추적하고
사회구조적 문제를 파헤쳐 그 해결점을 모색한다.
2015.09.09. (수) 밤 11시 10분 2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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