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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스파이, 창과 방패의 전쟁
지식과 정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을 발달시키는 현대 사회.
기술의 부가가치가 높아지면서 기술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서로 뺏고 빼앗기는 말 그대로의 전쟁.
첨단 산업 기술 확보를 위한 국가, 기업 간의 총성 없는 ‘경제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주 <추적 60분>에서는 오랜 시간 일구어 온 기업을 한순간 무너뜨리고
더 나아가서는 국가 안보까지 위협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는 산업기술유출의 실태를 알아본다.
■중소기업 기술유출 실태
제작진은 반도체 플라즈마 세정 설비를 제작하는 한 회사를 찾았다.
함께 창업했고 10년 이상 함께했던 연구소장의 이직으로 3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소송결과 연구소장의 기술유출은 사실로 밝혀졌지만 120억 원의 피해에 대한 판결은
벌금 500만원이 전부였다.
우리 정보 다 알고 가격 정보 다 아는데, 그대로 다 뺏겼어요.
-피해사 대표
■심각한 중국 기술유출
기술유출 문제는 비단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외로 유출되는 기술의 예상 손실액은 연간 50조원.
가장 심각한 것이 중국으로의 유출이다.
지난해 국내최초 로봇청소기 출시회사에서도
주요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될 뻔한 사건이 있었다. 국내보다 높은 연봉과 승진보장과
같은 달콤한 유혹에 국내 기술자들이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확인 결과 인재 유출 경로는
헤드헌팅을 통한 조직적 유출이 대부분이었다.
최근에 이렇게 외국 기업에서 헤드헌터를 국내로 보내서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 보유자들을 직접 만나
스카웃 제의를 하는 과정에서 기술 유출하는 걸로 파악되며
이게 신종기법까진 아니더라도 최근에 많이 나타나고 있는 기법입니다.
-김병학 / 창원 경남지방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팀장
제작진이 중국 헤드헌팅 업체에 문의해보니 일정 금액의 계약금만 주면
기술형 인재를 찾아준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헤드헌팅업체는 이미 판을 치고 있었다.
연봉은 저 같은 경우는 100만 위안? 2배 정도? 2배 조금 더 올랐습니다.
-피해사 전 연구원
개발 인력들의 경우는 자기 아이디어가 떨어지면 소용가치가 없잖아요.
토사구팽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힘이 있을 때
다른데 가서 제대로 평가를 받자고 생각하는 거예요.
-염건령 / 한국범죄학연구소 선임연구위원
협력관계를 맺었던 기업끼리도 뺏고 빼앗는 전쟁이 벌어진다.
전문가들은 합법을 가장한 M&A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 원조 LCD 생산 업체로 4,000개가 넘는 원천기술을 보유했던 ㅇ사는
경영 악화로 인해 중국 최대 LCD 제조업체에 M&A되었다.
합법적 M&A였지만 실상은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기술유출을 당한 것이다.
이어진 경영악화로 대만의 대기업에 매각되면서 또 다시 합법을 가장한 기술 유출을 당했다.
이 두 회사는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원천기술을 개발했던 회사는 도산했다.
■피해자는 그저 당할 뿐
제작진은 기술 유출 사건으로 12년 째 소송 중인 서울의 한 중소기업을 찾았다.
대표는 한 대기업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특허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표는 이에 승복할 수 없어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한 전직 IT 기업 대표이사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이 회사는 내부 직원의 기술유출로 한 대기업에 수주를 빼앗기고 도산했다.
전 직원과 상대 회사를 모두 고소했지만 대기업에 맞선 결과는 참담했다.
가해자가 이길 확률은 80% 고요,
피해자가 이길 확률은 20%밖에 안 돼요.
-김경환 / 변호사
대기업에 대든 결과가 비참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말았어야했죠.
힘 약한 사람은 덤비지 말아야죠, 굳이 하려면 빌었어야지 내가...
-피해사 대표
2010년 1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산업기술유출 검거사건 총 411건에 대해
유출자의 신분별 유형 및 유출 동기 등을 분석한 결과, 금전이득, 인사 및 처우 불만,
신분 불안 등의 원인으로 인한 내부자의 유출이 88%를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내부자의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보안 예산은 턱없이 적은 상황이다.
또한 처벌은 약하고 벌금은 가볍다.
해외 기술유출로 인한 피해 예상액이 연평균 50조원에 달하지만 대안은 없다.
< 추적 60분>에서는 점점 진화하고 있는 산업 기술 유출의 심각성을 짚어보고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2015.06.03. (수) 밤 1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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