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할 만큼 유난히 조용한 산속.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바람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숨 막히는 적막함 속에 제작진의 눈에 띈 낡은 집 한 채! 반가우면서도 긴장되는 이 느낌은 뭘까! 평소와는 달리 집을 향해 조심조심 다가가 보는데...

 

금이 가 있는 벽과 여기저기 보이는 거미줄. 어딘지 오싹하다. 폐가임을 확신하고 서둘러 자리를 뜨려던 순간 집안에서 느껴지는 인기척! 한겨울이지만 등골에선 식은땀이 흐른다. 하지만 이때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나타나 긴장감을 한 순간에 녹여버린 이 남자! 그가 바로 20년 째 산속에 살고 있는 자연인 은남기(68) 씨다.

 

처음 지었던 집을 지금은 창고로 쓰고 있다며 살고 있는 집으로 안내하는 자연인. 오로지 조용한 곳에서 살고 싶어 이곳을 택했단다. 20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지금은 가장 좋은 곳에 터를 잡고 매순간을 즐겁게 살고 있다는 그. 소년처럼 해맑은 표정에서 그의 유쾌한 산속 생활이 더욱 궁금해진다.

 

고향산천에 전통방식 그대로 흙과 나무를 이용해 손수 지었다는 집. TV에서나 볼 법한 오래된 생활 도구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는 그의 일상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데.... 초등학교 시절 배웠다는 60년 전 교과서와 풍금은 물론 창고에는 오래된 생활 도구들이 가득해 들어서는 순간 민속촌인지 박물관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스스로를 추억을 먹고 사는 사람이라 말하는 그의 산속 생활은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재미와 낭만 그 자체! 더욱이 그 추억 속에 바로 그만의 산속 생활 노하우와 건강 비법이 숨겨져 있단다.

 

과거 월남전쟁 파병으로 어수선하던 시절. 군 입대를 앞두고 있던 그는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공군을 지원했다. 그것이 운명이었을까. 공군 생활에 매력을 느낀 그는 그 후 28년 동안 전투기 정비사로 승승장구하며 탄탄대로를 걸어 왔다.

 

하지만 정년퇴직을 7년 앞둔 어느 날 그는 갑자기 명예퇴직을 선언했다.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련 없이 돈과 명예를 뒤로 한 채 그리워하던 고향산천의 품으로 돌아온 그. 공군으로서 누구보다 자부심을 갖고 있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조용한 산속 생활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1230일 수요일 밤 950>

by 은용네 TV 2015. 12. 30. 1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