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자연인이다 자연인 성성근

 

 

시원하게 내리는 빗줄기가 반갑기 만한 7월의 어느 깊은 산 속, 인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원시림
같은 숲속을 헤매던 승윤. 그의 눈에 포착된 보고도 못 믿을 놀라운 광경은

 

비가 와서 으스스한 원시림 속에서 거꾸로 서 있는 한 남자! 바로 오늘의 자연인 성성근(67)씨였다.
승윤이 다가가도 거꾸로 선 채 부동자세인 자연인. 혈액순환을 위해 수시로 하는 운동이라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물구나무서기를 즐긴다는데. 드디어 두 발이 땅에 닿은 채 마주한 자연인, 거꾸로 서 있을
때와는 달리 수줍은 말투와 순수한 눈빛이 인상적이다

 

20년 간 전기도 없고 인적 하나 없는 산 속에서 세상과 단절된 채 홀로 살아온 자연인. 그의 시간은
20년 전에 멈춰 있었는데. 자신의 집터는 대한민국의 마지막 남은 청정지역이라 자부하는 그의
말투에서는 왠지 모를 고독함이 느껴졌다. 사람을 오랜만에 만난 그의 말투는 어색하기만 하고,
눈도 제대로 맞추질 못했는데. 무엇이 그를 고독한 산사나이로 만든 걸까?

 

젊은 시절, 15년 간 해외 건설 현장을 누비며 누구보다 착실하게 일했던 자연인. 비록 몸은 고됐지만
일반 회사원 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그 사실을 안 가까운 친척들과 지인들은
마음 약한 그를 이용했고, 벌어놓은 돈을 모두 뺏기듯 잃게 됐다.  

 

그러길 수차례, 자연인은 빈털터리가 됐고 가족들과도 소원해지게 되고 마는데. 돈을 잃은 공허함보다도 믿었던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이 더 컸다는 자연인. 자신을 속이려고만 하는 사람들 때문에 세상에
지친 자연인. 그 길로 홀로 살겠다 다짐했고 전국을 헤맨 끝에 지금의 보금자리에서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왔다

 

시도 때도 없이 물구나무를 서고 직접 만든 요상한 운동기구로 허리운동도 하며 혈액순환 운동의
예찬론을 펼치고, 또 배가 고프면 계곡에서 깔딱메기를 손수 잡아 꼬치구이를 해먹는 자연인,
산에는 강활, 당귀, 오디, 산삼 등 먹을 것이 지천이라 아무리 오지여도 생활은 문제없다

 

20년 전 처음 산에 왔을 땐 배고픔 때문에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를 더 괴롭힌 것이 있었다.
바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다. 비록 사람이 싫어 세상과 등진 그이지만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외로움만은 견디기 힘들다고. 그래도 20년 동안 이곳을 떠나지 않은 이유는 자연은 자신을
속이려 하지 않고 늘 정직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받아준 유일한 존재였던 산 속에서 더할 나위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있는 그에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바로 가족들과 만나는 것. 자신의 상처만 생각해 가장의 역할을 다 못한 것이 그의 마음속에
죄책감으로 자리하고 있다. 가족들을 다시 만날 거란 새로운 희망을 품은 채 오늘도 산으로 향하는 자연인.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자연에게 치유 받고, 순수한 미소가 자연과 꼭 닮아 있는 자연인 성성근씨의
이야기는 715일 밤 950<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by 은용네 TV 2015. 7. 15. 0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