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별별배달] 손끝으로 세상을 보는 부부의 특별한 여름휴가
새벽 4시, 어둠을 헤치고 산에 오르는 부부가 있다?! 남편의 옷깃을 꼭 잡은 아내는
행복한 얼굴로 노랫가락까지 읊는데. 밝은 대낮에도 힘든 산행을 캄캄한 시간에 하
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앞이 보이지 않는 아내 손화섭씨에게는 인적 드문 밤에
활동하는 것이 더 안전하기 때문!
5살 경, 심한 열병으로 인해 시력을 잃게 된 화섭씨
는 칠흑과도 같은 세상이 너무나 무섭고 원망스러웠단다. 그녀의 유년시절은 자그마
한 상처에도 벽에 기대 몇 시간이고 울던 기억 뿐. 이런 화섭씨의 삶에 등불이 되어
준 사람이 바로 남편 김대한씨다.
하지만 대한씨 또한 30대 초반 늦은 나이에 처음
점자를 배워야 했던 중도 장애인. 건강하고 평범했던 삶은 눈이 안 보이게 되면서
급속도로 암울해져갔다. 그러던 차에 오랫동안 손끝의 감각만으로 삶의 고초를 헤
쳐 온 화섭씨는 대한씨의 천생연분이나 다름없었다고.
이후 25년을 서로 보듬고 살아온 인연. 다소 늦은 결혼이었지만 부족한 면을
채워줄 수 있는 두 사람이기에 그만남 또한 누구보다 각별하다는데.
아내가 예쁘냐는 물음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메주 같으면 결혼 했겠어요? 예쁘니까 같이 살지”라며 흐뭇한 미소를 머금는 대한
씨.
아내가 원하는 건 다 해주고 싶은 대한씨지만 딱 하나, 아내가 가고 싶어 하는 곳
을 데려다주지 못한다는 사실은 늘 대한씨의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우리 아내가 방
송 어디에선가 들었는지 여름 피서지로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겼다는데 우리 두 사
람을 그곳에 데려다줄 수 있겠소?”
지역불문 어디든 달려가는 배달맨, 오늘의 [별별배달]도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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