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맛대로 산다] 동굴에 사는 사나이

 

대관령 깊은 산골, 사람의 흔적이라고 좀처럼 찾아 볼 수 없는 이곳에 자연인이 있다

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제작진, 험준한 산이라 길을 잃기를 반복 하던 중 멀리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니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자연인 최병현씨!

 

대관령 깊은 산속에 사는 그의 집은 바로 바위로 켜켜이 쌓인 바위 틈 동굴이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이곳에는 바위틈으로 흘러나오는 물도 있어 최고의 보금자리라고 한다. 그런데 그는 왜 산으로 오게 된 것일까? 카레이스 선수에, 동물원도 운영하고,

취미로 승마도 하는 등 잘나가는 사업가였던 그는 믿었던 친구에게 보증을 서준 것

이 잘못되어 27억 원을 잃게 되었다.

 

믿었던 사람에게 당했던 배신감으로 인해 사람이 너무 밉고 싫어져서 산으로 오게 되었다는 병현씨, 전기도 없는 이곳에서 촛불하나에 의지한 채 책을 읽고 살다보니 산 속 에서의 생활에 재미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병현 씨에게도 가족은 있다. 아내와 두 자녀의 아버지인 그는 명절 때만 가족을 만나는데 자주 만나지 못해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이 가득할 뿐이라고..

 

병현씨의 하루는 산에 오르면서 시작된다. 산에 살면서 그 흔한 텃밭 하나 가꾸지 않

, 산을 돌아다니며 한 끼 먹을 음식들을 찾아다니는 그는 도라지가 있어도 씨방이

달리면 캐질 않는다. 산에서 욕심은 금물이라며 한참을 헤맨 끝에 도라지 두 뿌리와

산나물 조금을 캐 점심을 먹는다.

 

산에서 내려와 땀에 젖은 몸을 식히기 위해 물 속에 들어가 가재를 잡기도 하고, 직접 만든 어항으로 버들치를 잡기도 한다. 잡은 버들치는 먹을 만큼만 제외하고 모두 놓아주는 병현씨. 저녁으로는 차가운 계곡물에 넣어 두었던 묵은지와 생고기를 꺼내 구워 먹는데, 죽은 소나무로 불을 피워 숯불구이로 먹는다.

 

저녁을 먹고 하루를 마무리 하는 시간, 촛불하나에 의지한 채 일기를 써 내려 가는 그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일기를 거르지 않았다. 일기를 쓰는 것이 자연에서 사는 삶에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말하는 병현씨. 빈손으로 들어온 자신을 받아준 산에 고마워 평생을 초야에 묻혀 살고 싶다는 그의 산 중 생활을 만나 본다.

 

by 은용네 TV 2015. 8. 19.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