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맛대로 산다] 괴짜 조각가가 된 셰프
경북 예천군의 한 폐교, 장승들이 세워져 있는 이곳에 덥수룩한 수염에 호탕한 목소리를 가진 남자가 있었으니 바로 장승 조각가 김수호씨! 이 넓은 폐교에서 장승을 만들며 살아가는 그, 마을 사람들은 괴짜 조각가라고도 부르는데 그는 왜 이곳에서 홀로 조각을 하며 살고 있을까? 젊은 시절 가정을 꾸리고 흔치 않았던 일식집을 경영했었다.
오래전부터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일식집을 운영하면서 틈틈이 전국에 장승 만드는 곳을 찾아다니게 되었고, 일식집을 운영하면서도 장승을 깎는 열정을 보여주던 그는 오랜 기간 집을 비우는 일이 잦아지면서 결국 아내와 이별을 하게 되었다.
이후 일식집을 그만 두고, 고향인 예천으로 내려와 장승만들기에 몰두하기 시작했다고.. 이른 아침 그의 하루는 그가 돌보는 동물들을 돌보면서 시작한다. 말의 깃을 빗어주고, 말굽도 꼼꼼히 체크를 해준 후에는 백봉 오골계를 돌봐주러 간다. 손님이 오거나 이웃들과 나눠먹기도 한다는 백봉 오골계, 흔히 보기 힘든 닭인 만큼 닭을 키우는 데에도 만은 노력을 기울인다.
사료 대신 마을에서 얻어 온 곡식 쭉정이나 겨를 이용해 먹이를 주고, 알을 낳으면 부화장으로 옮겨 병아리를 키우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침에 동물들을 돌보고 난 뒤, 그의 취미생활 중에 하나인 검도를 시작하는데, 칼로 하는 일인 만큼 많은 집중력을 요하기 때문에 취미생활로 검도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정신없이 오전의 일과가 끝나고 먹는 점심, 일식집을 했던 실력을 발휘해 소고기 초밥을 만드는데.. 아직 녹슬지 않은 실력을 발휘하는 그, 하지만 일식에 대해 미련이 없다고 말한다. 소고기 초밥으로 허기를 달랜 뒤에는 본격적으로 장승만들기에 돌입한다.
얼마 전 의뢰를 맡은 대장승을 깎는 일, 거대한 나무를 가져와 필요한 만큼 잘라내는 작업, 워낙 위험한 도구들로 하는 작업이라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한참을 나무를 다듬던 그는 이내 장승의 모양을 잡기 시작, 나무망치와 조각칼 하나로 장승의 얼굴을 만들어 나간다.
오랜 시간 집중을 해야 하기 때문에 며칠씩 걸린다는 그는 형태와 틀을 잡아 놓은 뒤 작업을 마친다. 장승이 큰 만큼 제작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라고... 그의 또 다른 취미인 승마, 마을의 친한 선후배와 함께 말을 타고 훈련을 하고 마을도 한 바퀴 돌아보면서 하루를 마친
다. 마을 선후배와 만나 대접을 하기로 한 수호씨, 직접 기른 닭을 잡아 대접하기로 하는데 몸에 좋은 백봉 오골계에 갖은 한약재를 넣어 만든 약백숙! 함께 나눠먹으며 옛날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폐교에서 쉴 틈 없이 살아가는 김수호씨의 이야기를 <내 맛대로 산다>에서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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