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의료원의 포괄간호서비스

- 포괄간호병동 72시간


 


몸이 아프면 마음은 서러워지고 기댈수 있는 누군가가 없어 외로운 환자들!!

보호자의 역할을 해야하지만 어쩔수 없는 상황 때문에 환자의 곁을 지킬 수 없는

그들을 위해  가족과 같이 열과 정성을 다하는 병원이 있다.

전문 간호사가 24시간 환자의 곁을 채워주고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포괄간호병동에서의 3일이 오늘 방영 된다.

 

없는게 자랑인 병원

환자를 돌봐야 할 보호자가 24시간 상주할 수 없는 병원이 있다.

경북 김천의료원은 간호사가 직접 보호자가 되어 수발까지 모두 책임지는 포괄간호서비스를

 시범운영중이다. 포괄간호서비스는 의료진과 환자 중심의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간호 인력이 직접 간호서비스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지난 2, 김천의료원은 포괄간호병동을 시작하며 간호사를 두 배 이상 늘렸다.

 간호사 한 명당 약 20명의 환자를 관리하던 비율을 1:7.6으로 대폭 줄였고 기존에

있던 메인 간호스테이션 외에 병실 사이사이 마다 별도의 서브스테이션을 구축해 환자와의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각 침상에는 손만 뻗으면 누를 수 있는 콜벨을 만들어

 보호자가 곁에 있는 것처럼 즉각 대응이 가능한 환경을 마련해 놓았다.

 

간호사의 복장도 크게 달라졌다. 블라우스와 스커트 대신 티셔츠와 바지를 입는다.

 보호자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콜벨이 울리면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달려가기 위해서다.

 간호사가 보호자의 역할을 도맡아하는 병동, 포괄간호병동에서의 3일이다.

 

■ 병상에서 얻은 딸들

간호사와 조무사로 이뤄진 간호팀은 의료행위 외에도 머리 감기, 용변, 식사 수발,

산책 등을 돕는다. 이 모든 과정은 매일매일 환자의 식사량, 배변상태 등 현재 경과를

 정확하게 체크할 수 있도록 해, 환자 치료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간호팀이 외적인 치료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감정적 케어다.

 고령층이 많은 농촌지역에 위지한 김천의료원은 혼자 살거나, 부부가 같이 살아도

 병원에서 돌봐줄 수 없는 형편의 환자들이 많다.

 

간호사들은 이런 환자들을 위해 딸이 되어 간병을 하고 말벗이 되어준다.

 정서적 유대가 쌓일수록 환자의 만족도가 높아지니, 퇴원을 할 때면 간호사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는 환자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병상에서 새롭게 얻은 딸들, 포괄병동의 간호사들은 아프고 외로운 환자들에게 선물 같은 존재다.


식구 없어요 나는.

길가에서 빈혈로 쓰러졌는데

지나가던 아저씨들이 119에 신고해줘서 구급차를 타고 왔어요.

너무 행복하네요. 여기 오니까. 식구들이 생기고. ’

- 박성희 (80) -


■ 간호사 확보 대작전

포괄간호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필요한 것은 간호사다. 병원에선 간호사를

소개해주면 5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증정할 정도로 인력수급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입사 한 달이 지나면 축하파티를 열며 신입간호사들을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할 정도.

 

 새로 들어온 간호사들은 대부분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신규들이다. 사회생활을 이곳

 포괄간호병동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어린 간호사들.

하나부터 열까지 낯선 신규간호사들에게 체크해야 할 일들이 많은 포괄병동은

그 어느 병동보다 까다로운 곳이다. 특히 늦은 밤 울리는 콜벨 소리는 늘 긴장의 대상이다.

 어둑한 침상에서 오랜 투병 생활로 여기저기 멍든 환자의 몸에서 혈관을 찾노라면

 진땀이 절로 난다는 신규 간호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손길을 통해 웃음짓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포기할 순 없다.


저는 1년차 때 너무 힘이 들어서

1년만 참자, 1년만 참자 생각하면서 보냈어요.

그러다가 지금 18년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너무 좋고 재미있어서

그만두지 않고 간호부장님까지 해보려고요

- 윤경선 (42) / 간호사 -

 

■ 하루는 희망이다

낮에는 보호자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는 포괄간호병동.

밤이 되면 모든 보호자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가끔 예외를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폐쇄성 폐질환으로 일반인 폐기능의 30% 만으로 살아가는 김광식 환자.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부인과 한시도 떨어져 있으려 하지 않는다.

 

 이런 환자의 상태를 배려해 보호자의 상주를 특별히 허락하는 포괄병동. 간호사들은 하루하루 이별을 준비하는 부부의 곁을 지키며 애써 밝은 낯으로 격려하기 위해 노력한다.

 

평소 통풍으로 자주 입원을 하는 91세 이분덕 할머니. 통증이 심해 재입원을 하는 과정에서

포괄간호병동에 입원시켜달라고 부탁해 이곳으로 왔다.

 

관심을 갖고 돌봐주는 사람들이 있는 병동에서, 하루의 희망을 찾았다는 할머니. 병을 치료해줄 뿐만 아니라,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서로의 이야기들 들어주는 포괄간호병동의 하루는 특별하다.


하루라는 의미는 희망인 것 같아요.

이곳엔 하루에 대해서 희망을 갖고 사는 분들이 많아요.

오늘 하루 밥을 먹고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이런 것들에 대해 고마워하고 행복해 하는...

하루는 희망인 것 같아요.’

                       - 한경희_(45) / 수간호사 -

 

 

by 은용네 TV 2014. 12. 14. 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