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땅이 되어 버린 신들의 땅

지난 425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인근 고르카에서 강도 7.8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56일 현재, 사망자는 76백 명이 넘어섰으며 부상자가 15천 여 명으로 알려졌다.

 

 

부서지고 무너진 건물의 잔재 아래 얼마나 많은 사상자가 남아있을지 또한 미지수.

살아남은 생존자들조차 갈 곳을 잃어 길 위로 임시 피난 상태다.

 

하지만 진짜 재난의 시작은 이제부터다. 굶주림과 질병의 위험 속에 무방비로 방치된 사람들.

생존의 문제는 다시 한 번 그들을 목을 조인다.

 

 

 그야말로 자연의 대재앙.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의 구호팀이 지원에 나섰다. 구조와 의료,

식량과 물품을 지원하는 등 갖가지 방법의 구호작업이 동원되고 있는 지금.

 

삶의 터전과 가족을 잃은 실의에 주저앉았던 사람들도 이제 하나둘 삶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비규환의 현장에 부치는 작은 위로. 네팔 지진 긴급구호 72시간이다.

 

네팔의 최대 피해지역, 신두팔촉을 가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동쪽으로 60km 떨어진 신두팔촉. 그야말로 산간 오지인 이곳은

현재 가장 인명 피해가 큰 지역이다.

 

 

거주 인구 28만 여 명 중 58일 현재 사망자만 2800여 명으로 알려졌으며 인구 밀집지역인

카트만두보다 많은 수다. 그러나 산세가 험하고 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 구호의 손길이 닿기 어렵다.

 

 

 신두팔촉 지역을 주요 구호활동지로 삼은 한 민간구호단체도 마을로 산을 넘는 중 바퀴가 모래에

 빠져 애를 먹었다. 구호물품들을 옮겨 싣고 장정들 여럿이 힘을 모아 차를 밀고 나서야

간신히 길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 와중에 그 옆을 유유히 지나는 오토바이는 이미 사전조사 차 몇 번 이 길을 오갔던

대원의 노하우다. 신두팔촉을 구호활동지로 삼은 또 다른 한 사람.

 

 산악인이 아닌 긴급구호대로 네팔을 찾은 엄홍길 대장이다. 아수라장이 된 산골 마을들을

 보며 자연은 살아있는 생물체와 같다는 그의 말은 이전에 느꼈던 경이보다는 탄식에 가까운 것이었다.

 

이 지역이 광범위하게 피해를 많이 입어서

거의 난민촌 같이 굉장히 열악한 상황이고...

환자가 넘쳐나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치료도 하지 못하고 있어요.

저희가 긴급 구호활동을 이 지역을 줌심으로 펼칠 예정입니다.“

엄홍길 (56)_적십자 긴급구호대 대장

 

재난 앞에 선 구조의 사명

생존을 위한 72시간의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 지난 3일 샤울리 지역에서 지진 8일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됐던 3명의 생존자 이후로 생존자 소식도 그쳤다.

하지만 구조대의 사명은 생존자 뿐 아니라 피해자의 시신을 가족들 품에 찾아주는 것.

 

카트만두 시내 공가부(Gonggabu)의 게스트하우스 밀집 구역,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그곳에는 현재 이 같은 마음의 각국 구호팀의 구조 활동이 활발하다. 국제구호개발 NGO

휴먼인러브와 정부 파견 대한민국해외긴급구호대(KDRT)를 비롯해 인도,

오만, 중국 등 각국의 구조팀이 투입된 현장.

 

 냄새를 따라가면 매몰된 시신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인 이곳에 얼마나 더 많은 사상자가

매몰되어 있을지, 현재 추정 수만 7~10구다. 게다가 위태롭게 기울어진 건물들이

2차 붕괴 가능성으로 작업은 까다롭기만 하다.

 

수습작업에 진땀을 빼는 와중 여진이 발생하는 일촉즉발 상황이 벌어지면 대원들의

 등골에는 식은땀이 흐른다. 목숨을 내건 구조 현장. 그 긴장감 또한 그들의 사명감에 무게를 더한다.

   

고생도 고생이지만, 저보다 더 그 사람들(유가족)은 힘들 거 아닙니까.

현장에서 보면 가족사진 하나 보고도 느낌이 오는데

유가족은 시신이 나올 때 얼마나.. 그렇겠어요

- 전덕찬 (59)_국제구호단체 휴먼인러브 통신팀장 -

 

by 은용네 TV 2015. 5. 10. 1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