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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싱그러움을 뽐내는 5월, 느닷없이 찾아온 한여름의 날씨에 자연인을 찾아 헤매는 개그맨 이승윤. 때 이른 뜨거운 날씨에 승윤의 이마엔 땀방울이 비 오듯 쏟아질 정도. 구불구불한 산길을 헤매고 헤맨 끝에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반갑기만 한 호수를 발견한다.
반가움도 잠시 승윤의 눈에 포착된 의문의 한 남자! 아무도 없을 것 같은 산중 호숫가에 떡하니 자리 잡은 파라솔 하나. 자신만의 전용 휴양지인 호숫가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그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140번째 자연인 김용창(71)씨다.
꽃무늬 바지와 셔츠, 거기에 분홍색 모자로 한껏 멋을 낸 자연인 김용창 씨는 8년째 찾아오는 이 하나 없는 첩첩산중에서 홀로 여유와 멋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수몰로 폐허가 된 고향 땅을 다시 찾아와 100년도 훨씬 넘은 옛집을 매일 수리하면서 사는 자연인.
장뇌삼은 물론 돼지감자, 취나물, 버섯 등 먹을 것이 지천에 널려 있고, 직접 키우는 벌들이 내어주는 달콤한 꿀은 별미 중의 별미라고 한다. 심심할 때마다 조롱박에 그린 그림은 방 안 한 가득이고, 호수를 바라보며 리코더를 부는 것은 그의 산중취미이다.
그야말로 자신만의 풍류를 즐기며 산중생활을 즐기는 자연인. 하지만 그에게 산이라는 존재는 ‘죽으러 들어온 곳’이었다는데...
배운 게 운전뿐이었던 자연인은 생계를 위해 평생 택시와 버스의 운전대를 잡았다. 버스기사로 정년퇴직을 1년 앞두고, 자연인에겐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겼다.
아내가 원인 모를 병으로 쓰러져 3일 만에 세상을 떠나게 된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뇨 중증으로 몸과 마음이 쇠약해져갔다는 자연인. 그 뒤로 오갈 데 없던 그는, 도망치듯 서울을 떠나 다시 고향에 터를 잡게 됐다.
모든 희망을 잃고 죽을 결심까지 했던 그를 따뜻하게 받아준 고향 산골. 아내가 준 마지막 선물과도 같다는 산중에서 하루가 다르게 몸과 마음이 치유되어 갔다는 자연인. 자연과 함께 하면서부터 그의 인생은 하루하루가 새로운 시작과 같다.
자연에 들어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의지를 얻은 자연인 김용창씨의 이야기는 수요일 밤 9시 50분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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