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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하늘과 산들바람이 어우러진 바야흐로 가을. 어김없이 자연인을 찾아 나선 승윤이 외딴 비닐하우스 한 채를 발견한다. 웬일로 쉽게 자연인의 집을 발견했나 했지만 뒤죽박죽 정리가 안 된 이곳에 자연인은 오간데 없다. ‘뒤죽박죽 별짱’이라 쓰인 팻말과 어수선한 집안. 과연 이곳엔 어떤 자연인이 살고 있는 것일까?
기다림도 잠시, 텅 빈 집안에서 들려오는 의문의 목소리!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이제 막 잠에서 깬 듯한 자연인 최사규 (45세)씨가 범상치 않은 등장을 했다. 정돈 되지 않은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날카로운 표정으로 낯선 승윤을 경계하며 제 할 일만 하는 자연인. 자초지종을 설명한 승윤에게 그제야 경계를 풀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놓았는데. ‘무질서도 질서’라 말하며, 자신의 인생이 워낙 뒤죽박죽 해서 자신의 집 이름을 ‘뒤죽박죽 별짱’이라 지었다는 자연인. ‘별장’이 아닌 ‘별짱’인 이유는 별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라 해서 지었다는 후문이다.
8년 전 텐트하나 짊어지고 일궈 낸 그의 산중생활. 32살 한창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척추를 다쳐 일 할 곳도, 오갈 곳도 없던 그는 친누나의 도움으로 깊은 산중에 인생 2막을 시작했다. 노총각 자연인이 처음 산에 와 라면만 먹다보니 그 맛에 질려, 지금은 그 흔한 소금조차 넣지 않고, 거짓 없는 자연의 맛 그대로를 음미한다. 매일 산행을 하며 운동을 한 덕분에 차츰 건강이 회복됐고, 처음엔 걷지도 못했던 자연인이 지금은 온 산을 훨훨 누빌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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