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깊은 산속, 백 마흔 여덟 번째 자연인을 찾아 나선 윤택씨. 푸르른 자연의 품에 안겨 낭만에 한껏 취해있던 그 때! 어디선가 갑자기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호루라기 소리! 호루라기 소리에 이끌려 간 그 곳엔 깊은 계곡에서 홀로 칼을 심상치 않은 한 남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오늘의 자연인, 오호환(47)씨다

 

전기 하나 없이 촛불로 밤을 밝히고, 지저귀는 새소리에 아침을 여는, 산중 생활 6년차의 오호환씨. 남자 혼자 지내는 소박한 공간이지만 싱크대만큼은 웬만한 가정집 못지않게 제대로 갖춰놓고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산을 선택하기 전, 1급 호텔 양식당의 메인 셰프였다고. 최고급 호텔에서 도시의 생활을 만끽하던 그가 깊은 산중으로 발길을 돌린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어린 시절, 산골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자연인. 앞이 보이지 않는 아버지를 따라 산을 일구며 자란 그에게 산은 다시는 찾고 싶지 않은 지긋지긋한 곳이었다. 철없던 어린 시절 장애를 가진 아버지를 창피해하며 원망했던 그. 아버지를 피해 도망치듯 도시로 나온 뒤, 도회적인 삶의 절정이랄 수 있는 양식 조리사를 선택하고 요리만을 바라보며 지난 20년을 살아왔다.

 

결국 조리사로선 최고의 위치인 특1급 호텔 양식당의 메인 셰프의 자리에 오르며 도시의 삶에 완벽하게 적응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토록 바랐던 메인 셰프의 위치는 자신의 생각과는 달랐다. 요리 하나만을 바라보고 살아온 그에게 호텔 경영의 숫자놀음과 인사관리는 아무리 해도 적응이 되지 않았는데~ 하루 24시간을 1분단위로 쪼개 살면서도 행복했던 요리가 더 이상은 행복하지 않았던 것. 잊고 있던 아버지가 생각난 건 그때였다

 

앞이 보이지 않는데도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게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고독설을 내뱉었던 철부지 막내 아들에게 한없이 넓은 품을 보여줬던 아버지. 일찍 돌아가셔서 사진 한 장 남아있지 않은 아버지를 추억하는 길은 아버지와의 기억이 담긴 산을 찾는 것이었는데~

 

 그토록 싫어했던 산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아버지의 품에 안긴 듯 편안함을 느꼈다. 그렇게 6년 전 산중에 터전을 잡고 아버지와의 추억을 그리며 행복한 낙원을 일궈가고 있다

 

가파른 절벽도 놀이터로 여기며, 절벽에서 약초를 캐고, 어성초 물로 머리를 감는 등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서 배웠던 삶의 지혜 덕분에 아무 것도 없는 산중생활이지만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는 자연인 오호환씨.

 

귀하다는 동충하초, 영지버섯 등 산에서 난 재료들로 다양한 담금주와 식초를 만들며 산중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데

 

그 누구도 아닌 자신만을 위한 음식을 만들며 다시금 요리하는 행복을 맛보고 있는 그의 맛있는 산중생활은 오는 78일 수요일 밤 950분에 만나볼 수 있다

  

by 은용네 TV 2015. 7. 8. 0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