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대에서 머문 66 누가 청년을 죽음에 이르게 했나?  

 

[폭행 사건 8일 후 사망한 남자]

 


지난 523일 새벽, 부산의 한 지구대에 술에 취한 듯한 남성이 코피를 흘리며 걸어 들어왔다. 몇 분 뒤, 또 다른 남성이 다리를 절뚝거리며 들어왔다. 두 사람은 서로 자신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이 술을 먹다 시비가 붙어 쌍방 폭행을 했다고 판단했다.

 

 먼저 들어온 남성은 만취한 듯 코를 골며 쓰러져 잠이 들어있었다. 그런 남자를 대신해 나중에 온 그의 일행이 상대와 쌍방 폭행에 대한 합의를 보고 나서 경찰은 이들이 지구대에 온 지 66분 만에 귀가조치 시켰다. 그로부터 8일 후, 코피를 흘리던 남성이 사망했다.

 

 

사망한 남자는 32살의 박준호 씨. 그의 아버지는 23일 새벽 지구대에서 귀가한 준호 씨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119에 신고를 했다. 구급대원들은 그의 옷에 피가 많이 튀어 있고 호흡이 비정상적인 것을 보고 뇌손상을 의심해 곧장 응급실로 이송했다. 준호 씨의 뇌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두개골 골절로 인해 출혈이 생겼고 뇌가 많이 부어있어 손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비틀대고 코를 골았던 건 술에 취해 잠이 들어서가 아니라 뇌손상에 대한 신호였던 것이다. 의사들은 바로 긴급 수술을 진행했지만 그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8일 만에 숨을 거뒀다. 지구대의 경찰들은 왜 준호 씨의 심각한 상태를 눈치 채지 못한 걸까?


 

[23일 새벽, 준호 씨의 66]

 


사건이 있던 날 새벽, 박 씨는 지구대와 멀지 않은 곳에서 후배들과 간단히 술을 마셨다. 그들이 술을 마셨던 주점 주인은 그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후배들이 대리운전을 부르러 간 사이, 준호 씨는 지나가던 일행과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폭행을 당했다.

 

 목격자들은 지구대로 다리를 절며 들어왔던 남자가 준호 씨를 무릎으로 가격했다고 했다. 박 씨와 싸워서 다리를 다친 게 아니었던 것이다. 목격자들은 가해자 일행이 맞아서 쓰러진 준호 씨의 얼굴과 복부를 발로 세게 찼다고 증언했다. 무차별 폭행을 당한 준호 씨. 경찰은 왜 사력을 다해 지구대로 신고를 하러 간 박 씨를 무려 66분 동안 방치했던 걸까?

 

이번 주 SBS <궁금한 이야기 Y 267회>에서는 지난 523일 새벽, 준호 씨의 생사를 가른 지구대 안에서의 66분을 되짚어본다

 

by 은용네 TV 2015. 6. 19. 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