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양화대교에 사는 남자,김 할아버지는 누구를 기다리나?
[김 할아버지의 유명한 ‘집’]
일흔일곱 살의 김정호 할아버지는 1년 4개월 전, 30년간의 오랜 방황을 끝내고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 ‘내 집’을 마련했다. 햇빛이 잘 들지 않아 어두컴컴한 ‘집’ 옆엔 차도가 있어서 소음도 심하고 먼지도 많지만 할아버지는 ‘집’에서 독서도 하고 식사도 하며 불편함 없이 생활한다. 이런 김 할아버지와 그의 ‘집’은 이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하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집’이기 때문이다. 김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이곳은 양화대교 아래 ‘길거리’다.
[양화대교 아래 김 씨 표류기!]
할아버지는 양화대교 밑에 자리를 펴고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의식주를 해결해왔다. 인근 주택가에서 물을 떠와 빨래를 해 나무에 널어놓기도 하고 땔감을 구해와 불을 지펴 국을 끓이기도 한다. 큰 다리가 지붕 역할을 해준 덕분에 뜨거운 햇빛과 폭우를 피할 수 있어서 할아버지에게 양화대교 아래는 ‘집’이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해도 일흔이 넘은 김 할아버지가 조금 더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할아버지의 끝없는 기다림]
할아버지가 이곳에서 유명인사인만큼 관할 구청에서도 그를 잘 알고 있다고 한다. 이전에 구청 직원이 할아버지를 만나 기초생활수급비와 숙소를 지원해주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김 할아버지는 이런 도움을 모두 마다하고 양화대교 아래에서 생활하겠다고 고집을 피웠단다. 할아버지가 양화대교 밑을 떠나지 않으려는 건 누군가를 기다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가 노숙 생활 30년 만에 마련한 ‘집’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사람은 누구일까? 이번 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양화대교 아래에서 살고 있는 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2015. 7. 24일 밤 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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