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개의 동영상, 여덟 번의 재판 누가 경찰의 팔을 꺾었나?

 

[62개월간의 질긴 싸움]

 

박철 씨와 아내 최옥자 씨는 20096월부터 현재까지 경찰과 긴 싸움을 하고 있다. 부부 동반 모임이 있던 그날 밤, 술을 많이 마신 박 씨를 대신해 아내가 운전대를 잡았고 음주단속을 하는 경찰관들과 시비가 붙은 것이다. 당시 술에 취한 박 씨가 단속 중이던 경찰관을 향해 욕설을 내뱉은 것이 화근이었다.

 

그리고 서로 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바로 그 때, 갑자기 한 경찰관이 비명을 지르며 상체를 숙였다. 박 씨가 그의 팔을 꺾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 씨는 곧장 경찰 폭행 혐의로 체포됐고 그에게는 공무집행방해죄가 적용됐다.

 

하지만 박 씨는 경찰관의 팔을 꺾은 적이 없다며 정식 재판을 요청했고 무죄 입증을 자신했으나 이 일로 박 씨뿐만 아니라 증인으로 나섰던 부인까지 지난 62개월 간 총 여덟 번의 재판을 받았다. 대체 왜 이 질긴 싸움은 끝이 나지 않는 걸까?

 

[동영상에 담긴 진실, 누가 거짓을 말하나?]

 

그날의 일을 증명해 줄 수 있는 증거물은 현장에 있던 경찰관이 찍은 동영상 하나가 전부였다. 하지만 박 씨가 경찰관의 팔을 비트는 장면은 아들의 몸에 가려져 포착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관의 팔이 뒤로 꺾이면서 상체가 숙여지는 모습은 담겨있었다. 이것으로 법원은 아무런 의심 없이 박 씨가 경찰관을 폭행했다고 확신해왔다. 이에 대해 박 씨의 변호인은 최근 사건 동영상의 화질을 개선하고 속도를 늦춰주기를 요청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촬영 영상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재판독했다.

 

그런데 국과수의 개선된 영상을 통해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단서들이 발견됐다. 당시 박 씨는 상체를 거의 움직이지 않았으며 시선도 팔이 꺾이지 않은 다른 경찰관을 향해 있었던 것이다. 결국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박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62개월 만에 처음으로 박 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박 씨의 위증 혐의 판결에 대해 상고를 했고 여전히 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경찰과 박 씨 중 누가 오랜 시간 동안 거짓을 말했던 걸까? 이번 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2009년 여름 밤, 동영상에 담긴 박 씨와 경찰관 사이에 벌어진 일의 진실을 파헤친다.

 

<2015. 9. 4일 밤 855>

 

by 은용네 TV 2015. 9. 4.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