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222회 전남오리밥상 보양식 오리 전라남도식 오리탕 담양 오리농가 김종구 조성순부부
고려시대부터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고서에 그 효능이 기록돼 있을 정도로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던 보양식, 오리.
오리를 최고의 보양식으로 여기는 전남 지역에서는
한 해 농사가 시작되는 초여름 오리를 즐겨 먹는다.
기력을 채워야 할 때,
맛도 영양도 으뜸인 오리고기 한 상은
뜨거운 여름을 나게 할 든든한 한 끼가 된다는데..
올여름 건강을 지켜줄 전남 오리밥상을 만나본다
■ 올해 첫 모내기 날! 오리고기로 기력을 채우다
전남 영암의 한 농촌 마을, 올해 첫 모내기 날. 몸 건강히 한 해 농사 잘 지을 수 있기를 바라며 잔치가 열렸다. 잔칫상의 주인공은 남도 농민들이 최고의 보양식으로 여기는 오리고기. 이곳 농민들은 예로부터, 일 년 농사가 시작되는 이 시기에 함께 모여 오리고기를 먹으며 기력을 채웠다. 들깨와 머윗대가 들어가 걸쭉한 국물이 특징인 전라남도식 오리탕은 이 지역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는 보양식. 옻을 넣고 푹 고아낸 옻오리백숙과 오리목살을 담백하게 구운 오리목살구이까지 뜨거운 여름 농민들의 힘이 되어줄 든든한 오리 보양식 한 상이 차려진다.
■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담양 오리농가 김종구·조성순 부부
담양에서 오리 농가를 운영하는 김종구·조성순 부부. 지금은 장인어른을 모시고 살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지만, 처음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귀하게 키웠던 맏딸 성순 씨가 지독히도 가난했던 종구 씨에게 시집가 어렵게 사는 것이 마음 아팠던 아버지는 딸을 10년 동안이나 보지 않으셨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다정한 부녀가 된 두 사람, 성순 씨는 지난날의 빚진 마음을 갚기 위해 오늘도 아버지를 위해 정성껏 밥상을 차린다.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가 된 성순 씨 가족의 사랑이 담긴 오리밥상을 만나본다.
■ 나주 삼총사, 추억의 맛
나주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는 오래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살아가는 삼총사가 있다. 동서지간인 세 사람은 적적할 때 함께 모여 먹는 점심 한 끼, 술 한 잔으로 농사일의 고단함과 외로운 마음을 달랜다. 집집마다 오리를 키워 직접 잡아먹던 시절, 둘째 김나례 씨는 건강이 좋지 않던 남편을 위해 오리에 배를 넣고 푹 고아낸 오리배백숙을 자주 끓여줬다. 남편은 신나게 한 마리 뜯고 나면 기력이 난다며 좋아했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 몰래 훔쳐 먹던 오리알, 귀한 손님 오던 날에만 먹던 오리떡갈비, 그리고 시원한 오리냉국까지, 오리에 담긴 추억을 들어본다.
■ 60년 세월을 함께한 잉꼬부부 민종호·이귀남
60년의 세월을 함께 해 온 잉꼬부부 민종호·이귀남 씨. 5일 장이 열리는 날,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장으로 나왔다. 무뚝뚝한 남편 때문에 티격태격 할 때도 있지만, 지금껏 아내 복으로 살아왔다는 남편의 한 마디에 이귀남 할머니의 입가엔 미소가 번진다. 오랜만에 집에 내려온 자식들과 손주들,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차려낸 할머니의 밥상. 남편이 좋아하는 오리낙지볶음, 자식들을 위한 오리죽, 손자들의 입맛에 맞춘 오리튀김까지, 어머니가 차린 밥상엔 가족을 위한 마음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수십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어머니의 손맛, 한결같은 손맛으로 차린 어머니의 밥상을 만나본다.
6월 11일 (목) 오후 7시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