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기술유출 하이디스 공장폐쇄 실직 외국투자기업 노사갈등
연간 천억 원의 특허료 수입을 올리는 대한민국 원천 기술이 타이완 재벌 그룹 손에 넘어갈 처지에 놓였다. 기술을 보유한 회사 직원 수백 명은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됐다. 타이완 자본이 인수한 옛 현대전자, 하이디스 사에서 일어난 일이다. KBS는 외국 투자 기업에서 끊이지 않고 있는 기술 유출과 대량 해고, 노사 갈등을 취재했다.
❏ 공장 폐쇄・3백 명 실직...회사는 8백억 흑자
외국 투자 기업인 LCD 제조업체 하이디스 사는 올해 초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직원 377명 가운데 3백여 명은 실직했다. 경영진은 사업 전망이 어둡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그런데 회계 자료를 보면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지난해 이 회사가 거둔 흑자가 840억 원이다. 1200억 원이 넘는 기술 로열티 수입 덕분이다. LCD 화면을 정면 뿐 아니라 측면에서 볼 때도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원천기술이다. 전세계적으로 LCD 업체 80%가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7~8년간 하이디스 기술 특허료 수입은 수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공장을 폐쇄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이유는 뭘까?
❏ 하이디스 대주주, 타이완 재벌 계열사 노림수는?
공장 폐쇄 결정을 내린 하이디스 대주주는 타이완 전자 회사다. 세계적인 인터넷 서점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의 전자종이를 제조해 왔다.
그런데 취재진이 입수한 이 회사의 주주총회 자료를 보면, 하이디스에서 생산에 주력하기보다는 특허기술 대여를 통해 수익을 거두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실제로 2012년과 2013년 특허기술료 수입은 784억 원이지만 같은 기간 생산설비 투자에 지출한 돈은 29억 원이었다. 매출액의 0.4%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동안 하이디스 특허기술은 노사간 단체협약으로 해외 매각 등으로부터 보호받아 왔다. 하지만 종업원 3백 명이 실직된 순간, 기술 유출을 막아주던 단체협약은 무력화됐다.
❏끊이지 않는 외국인 기업 노사 갈등
석 달이 넘는 직장 폐쇄와 28명 대량 해고로 얼룩진 자동차 부품회사 발레오는 노사 갈등의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다.
프랑스 기업 발레오는 직원들이 노동조합에서 탈퇴하고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대표이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노조 무력화에 연루된 혐의로 법인 인가가 취소된 창조컨설팅과 공모한 정황이 담긴 문건도 폭로됐다.
특정 노조에 소속된 조합원들게만 유독 성과 평가를 낮게 매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모두 부당한 노조 차별이라고 판정한 상태다.
오는 7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되는 <시사기획 창>은 외국 투자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술 유출과 대량 해고, 그리고 노사 갈등 실태를 보도하고 우리 산업기술을 보호하고 근로자들을 지켜낼 방안을 모색한다.
<2015.7.7 밤 10시 K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