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스토리 눈 294회 벌치기 할아버지 속리산 시각장애인 칼갈이 할아버지
앞 못 보는 벌치기 할아버지의 산골 로맨스
▶두 눈 감고 척척~! 산골마을의 벌치기 할아버지
“쓱~싹 쓱~싹” 충청북도 보은 속리산 자락의 한 시골마을. 채 10가구가 살지 않는
마을에 수상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바로 마을 곳곳을 누비며 칼을 갈아준다는 추찬혁(76) 할아버지의 칼 가는 소리! 할아버지의 손만 거치면 무딘 칼과 호미는 날카로운 날로 반짝이는데.
그 실력은 이미 이 일대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할아버지가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1급 시각장애인이라는 것.
칼갈이는 앞 못 보는 당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봉사일 뿐,
할아버지의 유일한 수입원은 토종벌치기다.
40년 째 토종벌을 치며 벌이 얼마나 모였나 귀를 쫑긋 세워알아차리는 건
오로지 할아버지만이 할 수 있는 능력!
소나무 새순을 요리조리 피해 산길을 내려오는가 하면,
쑥인지 잡초인지 단박에 알아차리는 손끝의 마술사 추찬혁 할아버지.
이 놀라운 비법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홍역으로 잃은 두 눈, 그러나 할아버지에겐 또 다른 ‘눈’이?
5살 때 홍역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는 할아버지.
어린 시절을 맹학교에서 보내야 했던 그는 답답한 마음에 무작정 밖으로 뛰쳐나왔다.
운이 좋게도 누군가의 도움으로 고향 부여로 돌아오게 된 할아버지는
그때의 고마움을 잊지 못해 칼갈이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꼼꼼한 실력에 할아버지가 마을에 떴다하면 앞 다퉈 모여들정도.
그런 할아버지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아내 이향순(60) 할머니.
어딜 가나 할아버지 옆에 꼭 붙어 있는 할머니는 그의 보이지 않는 눈을 대신한다.
식사를할 때는 항상 가운데는 김치를, 가장자리는 나물이나 마른반찬을
두는 규칙까지 정해둔 세심한 배려까지.
그런데 아내 역시 어릴 적 소아마비로 인해 왼쪽 몸이 불편한 처지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남편과 몸이 불편한 아내. 이 두 사람은 어떻게 28년간
불편한 산골마을에서의 삶을 헤쳐 왔을까?
06월 05일 금요일 저녁 9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