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스토리 눈 물끊긴 아파트 1억원을 가지고 사라진 아파트관리소장
한여름 물 끊긴 아파트, 소장은 왜 1억 들고 사라졌나?
▶ 물이 없어 한여름 화장실도 마음 놓고 못 가는 아파트 주민들, 무슨 일이?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예고도 없이 물이 끊겨 지난 16일부터 인근 소방서로부터 하
루에 30톤의 물을 공급받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여름 화장실 가는 것조차 어려워
진 주민들은 언제 물이 또 끊길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 모든 게 지난 5
일 아파트 관리소장 박 모(여‧가명) 씨가 관리비와 상수도 공사비용 약 1억 원을 가
지고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평소 주민들은 상수도 대신 이용하던 아파트 지하수
에 문제가 많아 불편을 겪고 있었다고 한다. 4년 전 수질검사에서 식용 부적합 판정
을 받으면서부터는 주민들은 어린아이들을 정수기물로 씻기고 있었다. 또한 싱크대
와 조리 기구는 물에 섞여있는 석회가루 때문에 이미 하얗게 굳어져버렸고, 세탁기
또한 석회가루로 뒤덮여 버렸다. 심각한 식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은 3년 전
부터 상수도 공사비용을 위한 돈을 모으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파트 관리소장이 그
돈을 가지고 사라져버린 것이다.
▶ 7년 동안 일했던 관리소장, 그녀는 왜 갑자기 사라진 걸까?
최근 주민들과 사이가 나빠졌다는 관리소장. 하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
다. 지난 7년 동안 주민들의 불편 사항을 잘 들어주고 성실했다던 박 씨. 정이 많아
아이들을 보면 항상 웃으며 반겨줬다고 했다. 하지만 박 씨는 상수도 공사 일정을 자
꾸 늦추었고, 식용 부적합한 지하수를 먹는 것이 불안했던 주민들은 공사를 재촉하
기에 이르렀다. 차일피일 미루는 것이 의심쩍었던 주민들은 최근 박 씨에게 통장 내
역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싸움까지 벌였다. 결국 이달 초 주민회의를 열어 통장 내
역을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일 관리소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관리
사무소에 있는 모든 서류와 돈도 함께 사라져버렸다. 박 씨가 사라진 뒤 박 씨에게
피해를 본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아파트 관리비 사정도 심각했다. 작년 12월
부터 지금까지 전기 요금이 연체되어 있었고, 아파트 청소부의 월급 또한 6개월이 밀
려 있었다. 박 씨에게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준 뒤 되돌려 받지 못한 주민도 한 둘이
아니었다. 사라진 박 씨가 마지막으로 CCTV에 찍힌 곳은 국밥집. 국밥집 사장님은
박 씨가 한 남자와 뜨거운 국밥을 5분도 안돼서 급하게 먹고 캐리어를 끌고 사라졌다
고 말했다. 과연 박 씨는 어디로 왜, 사라진 것일까?
▶ 관리소장이 사라지자 불거진 주민 간 갈등, 누구의 책임?
박 씨를 고용해 모든 일을 위임한 사람은 아파트 주민회장 장 모(가명) 씨였다. 주
민들도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장 씨를 비난했다. 하지만 회장도 관리비를 미납하는
주민들 때문에 운영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관리비가 200만 원 밀려 있는 입주민뿐
만 아니라 23년 동안 한 번도 내지 않는 주민도 있다고 했다. 이 아파트는 주민들이
소유주이자 운영주체이기 때문에 사라져 버린 박 씨 외에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 1억이 넘는 돈까지 사라진 상황에서 해법은 보이지 않고 주민 간 다툼
만 커지고 있다. 문제를 풀 수 있는 해결책은 없을까?
<06월 26일 금요일 저녁 9시 5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