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이야기 y 영국인 노신사의 동화같은 사랑 매일 아내와 이별하는 남자
▶ 매일 아침 아내와 이별하는 남자,영국인 신사에게 사랑은 무엇인가?
[아침마다 사라지는 아내, ‘내 아내를 찾아주세요.’]
지난 6월 15일 오전, 한 외국인 노신사가 아내를 찾아달라며 지구대를 찾아왔다. 푸른 눈의 노신사는 올해로 81살인 영국 출신의 고든 씨, 젊은 시절 항공사에 근무하며 전 세계를 누비다 십 여년 전, 한국에 정착했다고 했다.
낯선 땅 한국에 온 이유는 오직 사랑하는 아내 ‘려미’의 고국이기 때문이란다. 눈빛만 봐도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부부.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전날 밤 함께 침실로 들어가던 기억을 마지막으로 아내가 사라졌다는데!
혹시 아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한국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하지만 영국인 고든 씨는 한 달음에 지구대로 향했다.
전 세계를 함께 여행하는 동안에도 남편의 곁을 한시도 떠난 적이 없던 아내.
그녀 는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그런데 고든 씨와 함께 집을 찾아와 수색하던 경찰은 뜻밖의 말을 전했다. 바로 아내 ‘려미’씨가 한 달 전에 사망했다는 것. 도대체 이들 부부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시간 여행자 고든 씨와 아내 ‘려미‘씨의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
병원에 문의해 본 결과, ‘려미’씨는 평소 앓던 지병 때문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병원에서도 죽은 아내를 안고 한참을 흐느꼈다던 할아버지.
그런데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몇 번이나 경찰을 찾아가 ‘아내가 사라졌다’며 그녀를 애타게 찾았다고 한다.
알고 보니 고든 씨는 수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던 환자. 아내가 살아있을 때는 손을 잡고 병원에 가 치료도 받았지만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자신이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
주변에서 아내의 죽음을 알려주면 슬픔에 잠겼다가도 아침이 되면 또다시 아내를 찾아 헤맨다고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는 잊어도, 유일하게 잊혀 지지 않는, 아내 ‘려미’와의 추억 속에 살아가는 한 남자. 이번 주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매일 아침 아내와 이별하며 사는 고든 씨와 이들 부부의 동화 같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한다.
<2015. 7. 3일 밤 8시 55분>